중학교 학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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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교부는 오는 71학년부터 현행 학군제에 따른 중학교 무시험제를 학구제로 바꿀 계획인 것 같다.
이는 타당하고 필연적인 귀추가 아니겠는가고 나는 내다본다.
중학교의 무시험추천 입학은 소위 일류중학에로의 꿈이 깨진 부모들에게는 다소 실망을 안겼으나 통학거리가 멀어지는 경우를 빼고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크게 환영하고 있다. 그 지긋지긋한 과외공부를 시키지 않아도 되기때문이라고들 한다.
이제 문교부는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해서 중학교나 국민학교의 지역적분포와 중학교 시설의 완전한 평준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하나 과연 이 문제들을 문교 당국만의 책임이라고, 강건너의 불구경꾼 노릇만 하고 있을 문제는 아닌성싶다.
한 지역사회의 발전의 중심을 그 지역사회안에있는 학교에 두는 사례는 외국에 가면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있다.
즉 그 지역사회의 발전은 그 사회에 있는 학교의 발전이요, 학교의 향상은 그 지역사회의 향상을 가져오고 있다는 상관관계의 중요성을 그들은 잘 깨닫고 또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내 지역의 학교를 외면하고 굳이 먼지역에 어린자녀를 보내는 데 따르는 모순은 하루라도 빨리 해소되어야 한다.
모든 중학교를 고루 즐거운 학습장으로 하겠다는데 이의가 있을 사람은 없겠다.
내일을 보다 밝게 맞이하기 위해서 언젠가는 겪어야할 어려운 과제를 무리와 희생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풀어나가려면 백넌대계에 못지앉은 당국의 긴 안목도 안목이려니와 이에 대한 슬기로운 호응이 항상 아쉽다.
학구제와 시설의 평준화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는 행정책임자나 교육자들의 꾸준한 연수입은 다시말할 나위도 없다.
적어도 어느학교 선생은 낫고 어느학교 선생은 떨어진다는 인상은 지워져야 하니까.
현병신<창덕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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