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풍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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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구년말 산산 국회가 내국세 42억4천만원을 삭감하였다. 그 때문에 부족이 생긴 세입 보완책으로 관세에서 14억5천만원, 법인세 및 법인영업세에서 16억4천만원, 특관세에서 1억5천만원을 증수하기로 재경위에서 합의된바 있었던 것이 심의 최종 단계인 예결 위원회에서 특관세 증수를 폐지하고 무환관세로 대충하자는 신민당 모 의원의 긴급 동의가 성립되어 마침내 특관세 정목은 종래에 비하여 아무 변동이 없게된 사실이 있었다. 이때에 이는 생고무, 합성수지 원료, 아연, 「소다」 등 업자들의 이해와 직결된 것이므로 모 의원이 업자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계속 면세토록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다음날 모 신문 「고십」난에 신민당의 K모 의원에 추문이라는 기사가 나있었다.
그후 신민당 의원 총회는 이 「스캔들」을 중시하고 자체 조사단을 구성하여 조사하였으나 사실 무근이라는 결론을 얻은 모양이라 문제는 이 이상 확대되지 않고 만 것으로 안다. 확실한 증거를 잡지 못하고는 징계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헛소문이라도 불미한 것은 나지 않기를 바란다.
증거만 있다면 어째서 용서하겠는가.
국회 자신이 부정부패하고서야 어찌 충실한 머슴 노릇을 할 수 있겠는가. 국민의 불신을 받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감언이설로 통하는 법은 없는 줄 안다. 재삼 반성하고 주의해야할 일이다. 특조위 문제는 출발시부터 무리가 있었고 그 시기가 너무 늦었는 데다가 그후에 또 1년을 답보하였으니 이제는 시기적으로도 거의 불능한 상태가 아닌가한다.
우리의 하는 일들이 진지하지 못하고 국리민복 보다 사리 사욕에 급급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듯하다. 이는 오해도 많이 있는 줄 안다. 매년 수백건 처리되는 의안 중 잘못되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다. 몰라서 과오를 범하는 일은 불무하겠지마는 의식적으로 비행을 하고 있지는 않다. 국회가 탈선한 때가 너무나 많아서 무슨 꾸지람이라도 감수하겠다. 그러나 우리의 미성이 전무는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 국민이 부재인 정치가 어디 있을 수 있겠는가. 금년만큼은 큰 실수가 없을 터이니 국민 여러분의 지도 편달을 더욱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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