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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 함장은 영웅인가-푸에블로 승무원이 풀려온 뒤|볼티모어선=본사독점전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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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특파원 토머스·페퍼】금주 북괴에 의해 석방된 미국정보함 「푸에블로」호 승무원들이 한국에서 받은 대우는 미국군대의 전통을 존중한 것보다 오히려 대외선전의 기술에 관중된 듯하다. 적에 투항했던 해군간첩선의 선원들을 자유의 몸으로 만들고 석방된지 2시간만에 미국내외의 텔리비젼·카메라 앞에 등장시켰다는 것은 귀에 익은 미군의 전통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자발적으로 그렇게 했다. 기자들은 「푸에블로」호 함장 「로이드·부커」중령을 회견하는 것이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약간 온당한 일이 아니다고 느껴서인지 「부커」중령을 만나겠다고 떼를 쓰거나 아우성 치지 않은 것은 이상하게 보였다.
기자들은 그를 먼발치에서 얼굴만이라도 흘낏 쳐다보았다 해도 그것으로 만족했을는지 모르며 그 정도만이라도 수긍할 만한 대면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부커」함장이 석방되고 얼마 후에 20분간의 기자회견을 가졌다는 것은 일반의 예상을 앞지른 것이었다. 82명의 생환한 승무원들이 신체검사를 받게 되었던 병원 근처에서 이들이 석방된 그 다음날 제2차 기자회견이 있다고 미군당국은 발표했다.

<「귀보대우」귀띔>
시퍼렇게 눈이 멍든 승무원과 갈빗대를 얻어맞은 승무원 대신 이들을 귀국시키는 임무를 맡는 미 태평양지구해군사령관인 「에드윈·로젠버그」제독이 승무원에 대한 일반의 인상에 영향을 주는 몇마디 발언을 하였다. 미국과 한국의 텔리비젼·카메라 앞에서 「로젠버그」제독은 승무원들이 샌디에고 시에서 크리스머스·이브의 환영을 받고 호텔에서는 이 시의 귀보대우를 받을 것이다.
그는 끝으로 미 해군은 승무원들의 포로생활 중 만들어진 북괴의 선전영화에 기술저인 분석을 가할 것인데 분석결과는 이 선전 영화의 진실성을 부인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예론 행동 추측>
「로젠버그」제독은, 승무원들은 「푸에블로」호가 아마도 수행할 수 없었던 임무를 거것 보고함으로써 조심성 있고 재치있게 북괴를 골탕먹였다고 말했다.
한 예를 들면 승무원들은 「푸」호가 몇시에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항해하고 있었다고 거것말을 했는데 그 말대로 하자면 「푸」호는 불가능한 60노트의 속도로 항해했어야 하는 것이 된다고 「로젠버그」제독은 귀띔했다.
그는 또한 미 해군도 승무원들이 피랍기간 중 명예롭게 행동한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승무원들은 『영웅』이라고 부르고 「부커」중령을 『영웅중의 영웅』이라고 추켜 올렸다. 「로젠버그」는 승무원들의 귀국을 우주인들의 귀환에 비교하고 미지의 세계에의 여행서 돌아오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례적인 심문위>
제독은 승무원들은 약2주 동안 정보당국의 조사를 받은 후 군함을 잃어버렸을 때 상례로 열리는 것 같은 『정례적인 조사회의』에 회부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커」함자이 「푸에블로」호를 투항시킨 것은 잘한 짓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로젠버그」제독은 이 사건을 충분히 조사치 않고 속단할지 모르므로 이와 같은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문위원회에서 직무유기가 있었는지, 그리고 만일 있었다면 포로에 미 관한 군법을 위반했는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제독은 밝혔다.
그러나 제독이 「푸에블로」호 승무원들을 『영웅들』이라고 부른 것은 이 사건에 편견을 가지게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영웅들』이라는 용어는 그의 사견일 뿐이고 사문위원회가 승무원들이 위법한 행위를 범했는지를 밝혀낼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모호한 책임 한계>
간단히 말하자면 제독은 「푸에블로」호 사건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기 전에 승무원들을 유죄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영미법원칙에 집착하였지만 어떤 이유가 있어 유죄를 내릴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피했다.
자신의 재FI으로 제독은 사문위원회가 이 사건에 대한 심리를 하기도 전에 승무원들은 『영웅들』이라 불렀다. 승무원들의 귀환으로 크리스머스가 한층 환희에 넘쳐있다.
그럼데도 불구하고 승무원 귀환문제를 다루는 것은 「푸에블로」호 사건자체보다 훨씬 어려운 문젯점을 일으켜 왔다.

<어려운 사후취급>
죄를 범한 것이 확실시된 사람을 재판에 넘기는 대신에 언론과 뉴스·미디어는 「부커」함장과 다른 82명의 『영웅들』이 재판에 회부될 수 없다고 주장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일어난 것을 토대로 하면 앞으로 포로가 되는 사람은 경우에 달려 있지만, 잡혀있는 동안 무슨 짓을 했든지 간에 『영웅』으로 환영받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선전과 군의대외 관계를 고려해서 적에 붙들려 있는 병사의 자기행동에 대한 책임 한계는 자기통제나 지식을 떠나서 정치적 요소에 의존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것은 포로는 성문법보다는 행정에 완전히 복종하게 되고 이 경우에 행정절차는 방편에 따라서 바뀔 수 있는 것과 같다.
아마 미 국방성은 이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독단적으로 문제를 다룰 기회를 자주 만들고 있다.

<동정산 기자회견>
「부커」함장의 기자회견으로 석방된 승무원들은 많은 동정을 받은 것은 틀림없다.
또 그의 기자회견으로 지난1월 미국의 위신을 크게 떨어뜨린 이 사건에 대한 관심과 북괴가 어떻게 감히 미국의 배를 나포할 수 있었을까 하는 미국 국민의 관심이 준 것도 의심할바 없다.
미 해군은 지난주에 일어난 군 당국의 대외관계에 미친 영향을 몰랐거나, 그 영향을 너무 잘 알아서 그것을 원했거나 했다.
특히 앞으로 이번과 같은 불행한 상태에서 포로가 될지도 모르는 미군병사에 대한 군 당국의 대외관계의 어려운 문제는 탐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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