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민주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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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의 언론자유를 죽이느냐, 살리느냐? 그 발전을 위한 방향과 방법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하면 경제발전계획에의한 눈에 보이는 생산과 건설의 업적과 아울러 반드시 병행되지 않아서 아니될, 눈에 보이지 않는 국민정신의 생산과 건설의 핵심이되는 문제이기 때문인것이다. 사회의 근대화를 전제로한 민주주의 사상과 제도의 발전역사가 다름아닌 언론자유를 바탕으로 해왔고 또 우리헌법도 국민의 언론자유가 보장되어야한다는 대원칙밑에 제정된 것이다.

<헌법정신 살려야>
이는 그 어느것이나 인간의 양심을 적극살리고 자유의사에 의한 창조와 발전의욕을 크게북돋우어 나감으로써 국가발전의 기반을 국민각 개인의 마옴속에 깊이 또 넓게 두자는데 뜻을 두고있는 것이다.
한입으로 말해서 언론자유는 국민의 정치의 자유를 보장하자는데 그 뜻이 있는것이다. 즉 국민으로 하여금 모든 자유와 권리를 제대로 누리게 함으로써 정치권력의 법에 벗어난 전체적이며 또 횡포한 것을 배제하면서 국가와 사회에대한 모든 의무와 책임을 기꺼이 다할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일이 곧 국민의 정치의 자유를 키워나가는 일이 되는 것이고 그 방도로서는 예나 지금이나 국민의 의사표시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되어야한다는 언론자유의문제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의 언론자유의 발전을 도모하는 일은 그 국민으로 하여금 굳게 자유정신속에 신념과 책임을 깨닫고 행동의 용기를 가지게 하는 일이될 것이고 나아가서는 우리들 국민이「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국가의 기본요건인 정신적 내용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용기는 절대 긴요>
국회가 살았느냐, 죽지 않았으면 병들었느냐? 또는 썩었느냐하는 것은 그 국회내의 언론의 자유가 어떤것이냐 하는 것으로 진단될 수 있는것이다.
국회내의 언론이 헌법과 법률에의하여 특권적인 보장을 받고 있는것은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국민의 일반적 의사를 대변하며 국가의 경의의 정신을 받들어 국론을 펴는데 아무것에도 거리낄것 없이 떳떳이 말하지 않아서 아니된다는 국회의 큰책임을 위한것이다.
국희내에 벌어지는 언론의 자유는 곧 국회의 독립성을 뜻하고 국회의 독립성은 행정부에대한 국사처리의 찬성과 동시에 비판과견제가 당연히 따라야 할 것을 전제로하고있는 것이다. 국회내에는 정부파의 여당이있다. 그런데 국회내에 야당이있다고해도 있으나마나하여 국민의 정부와 여당에대한 여론을 반영못시킨다면 그 국회는 여당이 행정부의 권력을 배경으로 무슨짓도 할수있다는 결론에 띨어질것이다.
그런점에서 국회가 살았느냐, 병들었느냐하는 논의는 여당과 정부가 먼저 자신들의 책임에서 항상 자신들의 부족이나 실책을 발견하며 또 국민의 비판 내지는 폭로가 참되고 이유있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순탄히 받아들임으로써 풀려나갈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정치제도상 야당이있는 이상 야당이 아무리 적은 수효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여론을 배경으로 야당답게 정부와 여당에대하여 항상 슬기롭고 용감하여야 할것이 절대 긴요한것이다. 다시말하면 국회가 과연살았느냐, 또는 힘을 어떻게 쓰고 있느냐 하는것은 야당이 과연 국민의 언론자유를 어느정도로 살리고 있느냐, 죽이고 있느냐 하는 말이 될수도 있다. 국회의 언론은 국민앞에 절대한 책임을 가지는 것이다. 거짓 언론은 언제나 벌받을 증거로 남을 것이다.

<진보를 사랑해야>
신문이 살아있느냐, 살아있다면 건강상태가 어떠냐하는 것은 신문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대중에게 용기와 지혜를 북돋우어주는 힘이되고 있느냐, 또는 병을 주고있느냐 하는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어떤사람은 아무리 신문이 병들고 썩었다고 하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말도있다. 이 말인 즉 신문이 아주 무력하고 건전치 못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사실의 보도가 대중에게 이익된다는 것을 뜻한다.
신문의 첫째의 사명은 사실의 보도에있다. 사실은 진실한 것을 말하는 것이고 국민대중이 알고자 하고 또 알려야 할 사실을 보도함에는 사실이 거짓아닌 진실임을 증명할수있으면 그만인 것이다. 진실을 말하는 일에는 폭로와 비판이 있다. 옳은것은 옳다고 또 그른것은 그르다고 하는 의견의 전달과 소통은 사회의 산움직임을 위하여 절대 필요한 것이다. 폭로와 비판은 권력과 금력이 주로 그 대상이 된다. 신문이 언론자유를 어느정도로 누리고 있느냐하는 것은 먼저 정부와 국회에 대한 비판이 어느 정도냐 하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부정과 부패가 권력과 금력의 야합으로 사회에 번지게되면 신문과 신문기자에게도 그 악영향이 온다는 것을 잘알수 있다.
그러나, 부정·부패에 대한 신문의 폭로와 비판은 사회의 양심을 깨우치는 커다란 힘이 되고 있음이 사실이다. 사실에 충실할 것, 진실을 사랑하고 정의와 공정을 아끼 는정신만이신문을 살리는 길이요 또 국민의 얌심을 크게 일깨우는 일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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