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친소파 대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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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8윌21일 소련이「체코」를 무력으로 침범한지 어언간 3개월이 되었다. 그동안 소련 무장침략의 합법화및「체코」개혁파의 견제와 아울러 친소파의 확립을 위해 필사적으로 책동하여왔다. 그것은 8월23일∼26일및 10월3일∼4일의 두차례에 걸친 소·「체코」「모스크바」수뇌회담, 그리고 10월16일「프라하」에서 조인된『소·「체코 주둔군협정』과 11월14일∼17일의「체코」공산당 중앙위원회를 통해 명백히 간취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전기한「체코」공산당중앙위원회에서 서기국을 개편하여 친소파를 대거진출 시키고 소련군 점령아래 열렸던 비밀전당대회 (8월21일)의 무효를 선언함과 더불어 제14차 전당대회를 오는 1969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한것은 소련이「두브체크」「스보보다」등 개혁파의 견제를 강행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것이다 .
그에따라 「체코」의 자유화운동은 날이 갈수록 질식할 운명에 부딪치게 되었다. 더우기 1개월전에 조인된『소·「체코」주둔군협정』에서 소련은 군속 또는 그가족이 「체코」의 통제없이 자유로이 국경을 출입하게 한것 (동협정4조)은 소련 비밀공작원의 투입을 보장한 것으로「체코」에서는 그들 공작원에 의한 친소파가 역「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그러나 「체코」국민들의 자유화에대한 집념과 반소 감정은 소련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불사조처럼 격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28일「체코」독립50주년 기념일을 계기로한 반소「데모」와 11월7일「볼셰비키」혁명51주년 기념일에 일어난 소련국기 소각사건을 비롯해서, 17일 전기한「체코」공산당중앙위를 둘러싼「체코」학생들의「데모」는 그상황을 극적으로 설명하는것이다.
「체코」점령군사령관「이반·파우로프스키」대장은「체코」독립기념일의 반소「데모」발생을 위구하여 그와같은 사태가 발생했을때는 즉시 전차를 가지고 분쇄할것을 위협하고,「두브체크」정권 또한 옥외집회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체코」국민들의 울분은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체코」정세는 개혁파와 친소파의 충돌과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혼란이 예상된다. 그에 따라「체코」에 대한 야만적인 소련의 탄압은 가중될 것이다.
그러나 서방측은 이와 같은「체코」에 대한 소련의 압력을 제지시키지 못하고 자유국가로서 할 일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소련의「체코」침입이 구나파의 군사적 상황과 종래의 동서균형을 파괴시키고 있음을 간과해서 안될 것이다.
16일에 폐막된「나토」각료이사회에서는「코뮤니케」를 통해 소련의 노골적인 호전성에 대처하여「나토」를 대폭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소련의 더이상의 무력행사를 단호히 경고했다. 그러나「체코」정세를 볼때「나토」는 지나칠이 만큼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토」는 소련의「체코」침입을 기존세력권의 간섭이라고 보는지 오불관언의 인상마저 없지않다. 「나토」는 자유국가가 지향하는 목표를 위해서는 물론, 구라파의 안전을위해 무엇보다 「체코」주둔소련군의 철수를 즉각 요구했어야 할 것은 물론, 「체코」에 대한 야만적인 탄압을 규탄했어야만할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또「체코」자유화운동에 대한 성원을 아끼지 말았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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