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영원한 '비틀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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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공연요? 환상적인 사람들과 함께 한 멋진 공연이었죠. 우리를 감동시킨 관객들 때문에 포트 로더데일에서 마지막 공연을 마쳤을 때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감상에 젖은 사람들, 아이들, 이제는 엄마 아빠가 됐지만 전혀 유행에 뒤지지 않은 듯 몸을 흔드는 이들, 존 (레넌)과 조지(해리슨), 린다 (매카트니)를 그리워하는 눈물, 그리고 추억에 보내는 환호…. 어떤 강력한 기운이 객석에서 막 뿜어져 나오는 듯하더군요…."

지난해 4월 1일부터 5월 18일까지 북미 15개 도시에서 가진 26회의 순회공연을 돌아보며 폴 매카트니(사진)는 이렇게 회고한다.

사람들은 폴 매카트니의 라이브 무대에서 비틀스의 그림자를 찾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이 순회 공연은 미국 전역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고 한다. 공연 실황을 담은 앨범 '백 인 더 유 에스 (Back In The U.S)'는 매카트니가 감격한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두 장의 CD로 구성된 이 음반에는 주옥 같은 비틀스 시절의 명곡에서 그가 아내였던 린다 매카트니와 함께 한 그룹 윙스 시절의 히트곡, 그리고 솔로 히트곡들이 생생한 공연현장음으로 담겨있다.

'예스터데이''렛 잇 비''헤이 주드''블랙버드''더 롱 앤 와인딩 로드' 등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가 함께 만든 곡들과 조지 해리슨의 곡 등 비틀스 시절을 대표하는 20곡이 가장 눈에 띈다. 이 중 조지 해리슨의 곡인 '섬싱'을 제외한 19곡이 레넌.매카트니 합작곡이다.

'팝의 전설'로 남은 그룹 비틀스에서 존 레넌과 콤비로 활약했는데도 레넌이 일찍 세상을 떠나 신화로 남은 반면, 지금까지도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매카트니는 레넌의 그늘에 가려진 감이 있다.

항간에는 비틀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그의 재능이 레넌에 비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적잖다.

이번 앨범을 발표하면서 영국 발매 반에는 그가 기존의 관행을 깨고 '매카트니.레넌'으로 표기하겠다고 발표해 레넌의 부인인 오노 요코와 신경전을 벌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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