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상을위한 포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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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65연2월 미국이 북폭을 개시한이래 3연반동안 미국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북폭을 중단하기도하고 완화하기도 해왔었다. 그러나 이번 전면단폭은 지난『3·31「존슨」선언』을 계기로열리게된「파리」회담에서의 협상성공「무드」성숙에 박차를가하기위해 단행된것이니만큼 종전의 북폭중단이나 완화와는 크게 성격이 다른것이요, 평화협상을 위한 일대진전임을 누구도부인치못할것이다.
혹자는 말하기를「존슨」대통령이 전면단폭 조치를 이시점에서 취하게 된것은 투표일을 수일 앞둔 미국대통령 선거전에 있어서 민주당후보「험프리」씨에게 표를 모아주기위한 선거전략의 일환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단폭의 지속성이 의심스럽다고도 한다. 이러한면이 반드시 없는것은 아니지만, 단폭은 이른바「상대주의」원칙에 따라서 월맹측이「베트남」에서의 군사적압력을 감소하겠다는 실질적보장에 관해 어느정도까지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취해진것이라 볼수 있다는 점에서「파리」회담에서의 협상타결이 절망상태에 빠지기전까지는 이번 단폭조치는 지속될것으로 보아야한다.
이점「존슨」대통령이 전면단폭선언문에서『나를 움직이게한것은 이 전쟁을 영예롭게 해결시켜야 한다는 절실한 의무감이었다』고 말한것은 경청할만한 가치를 지닌 것이다. 확전에의한 평화협상추구의 실패로 미국의 국론을 사분오열시킨바 있는「존슨」대통령이 그 임기가 끝나기 전에 과감한 축전조치를 취함으로써 전쟁을 명예롭게 해결지을수 있는 실마리를 붙잡고자한 심정은 우리로서도 그것을 충분히 이해할수 있다.
「존슨」대통령은 단폭선언에 앞서 전국방송을 통해서 다음「파리」회담에서부터 미국과 월맹이외에「사이공」정부와「베트콩」대표가 참석하기로 합의되었다고 밝힌바 있다. 「파리」회담이 난항을 거듭하던 가장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월맹측이「사이공」정부의 협상참가를 거부하고 또 미국이「베트콩」대표의 협상참가를 거부한데 있었다.
그러므로 미국과 월맹이 이처럼 서로 양보하여「사이공」정부대표와「베트콩」대표가 모두「파리」회담에 참가하는데 합의를 보았다는것은 평화협상이 기본적인 장해를 극복하고 이제 회담이 제2단계에 들어설수 있게 됐음을 입증하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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