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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식품 엑스포 앞두고 새 단장 … 국내 최고 '만남의 장소'로 거듭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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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상공에서 내려다 본 삼거리공원 전경.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 개막에 맞춰 새롭게 단장 중이다.

옛날 ‘능소’라는 어린 딸과 가난하게 살던 홀아비가 변방의 군사로 뽑혀가게 됐다. 변방으로 발길을 옮기던 홀아비는 천안 삼거리에 이르러 더 이상 어린 딸을 데려갈 수 없음을 알고 주막에 딸을 맡겨 놓았다. 홀아비는 능소에게 ‘이 나무에 잎이 피면 돌아오마’라며 버드나무 지팡이를 땅에 꽂고 홀로 떠났다.

세월이 흘러 어린 능소는 기생이 되었는데 미모가 출중해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때마침 과거를 보러 가던 전라도 선비 박현수는 우연히 주막에 들렀다 능소와 인연을 맺게 되고 과거 시험에서 장원급제한 박현수는 상남 어사를 제수 받고 남쪽으로 내려가다 능소와 다시 만나게 됐다.

또 어린 딸을 두고 변방으로 떠났던 홀아비도 별 탈없이 돌아와 곱게 자란 능소를 다시 만나게 되니 어찌 기쁘지 아니 하겠는가. 상봉의 기쁨을 안은 이들은 ‘천안 삼거리 흥~흥~흥~, 능소야 버들아 흥~흥~흥~, 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고 한다.

능소와 헤어지면서 홀아비가 꽂아 놓았던 버드나무 지팡이에서도 잎이 피어 그 가지가 천안 삼거리에 휘~휘~ 퍼져나갔는데 사람들은 이때부터 이 일대 버드나무들을 능소버들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아름다운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천안 삼거리는 예로부터 삼남의 사람과 문화가 만나서 어우러지고 퍼져 나가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문화의 전파지로 잘 알려져 있다. 옛 삼남의 분기점인 천안 삼거리에 얽힌 낭만과 멋, 그리고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문화·예술의 고장 천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곳이 바로 천안 삼거리다. 이런 유서 깊은 곳이 이제는 세계인들이 하나가 되는 글로벌 교류의 장으로 점차 변모해 가고 있다.

 천안 삼거리는 조선시대 이래 서울에서 경상도와 전라도로 내려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요충지로 지난 10여년 동안 많은 복구와 변화를 겪으며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의 장소로 부각돼 왔다. 특히 천안 삼거리 중심(천안시 동남구 삼룡동 306번지)에 자리 잡은 공원은 면적이 9만6000㎡에 이르는 대단위 쉼터로 천안 시민들의 힐링 장소로 유명하다. 특히 천안 삼거리 공원은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천안흥타령춤축제의 주무대로 이용돼 온 것은 물론,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 대한민국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러내며 글로벌 교류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거리 공원 내 연못.

이처럼 세계인의 무대로 손색이 없는 천안 삼거리 공원이 2013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8월 30∼9월 15일)와 천안흥타령춤축제(10월 1∼10월 6일)를 대비해 첨단 장비 설치와 조경 등 새단장 준비로 분주하다. 천안시는 앞으로 펼쳐질 2개의 국제행사를 앞두고 천안 삼거리 공원을 우리나라 최고의 만남의 장소로 탈바꿈 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천안 삼거리 공원 주변에는 천안박물관을 비롯, 경관육교, 삼거리 전통주막,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전통민속주체험전시관 및 춤 주제관, 세계민족음식 테마공원 등이 들어서 외형적인 변모와 함께 ‘만남과 헤어짐’이 공존하는 국내 최고의 열린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9월 문을 연 천안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천안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지역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를 통해 천안의 문화 역량을 한 차원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어 천안 시민들은 물론,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 삼거리공원의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천안박물관 이용의 편의성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09년 설치된 경관보도 육교는 천안 삼거리 공원의 또 다른 명소로 사랑 받고 있다.

 시는 이와 함께 각종 행사에 천안 삼거리 공원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멋과 낭만을 선사할 삼거리 전통주막을 조성하고 전통춤과 전통주를 주제로 전시관람과 체험을 위한 ‘전통민속주체험전시관 및 춤 주제관을 삼거리 공원 내에 설치해 교육형 문화시설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 개막에 맞춰 추진하고 있는 ‘능소와 박현수의 애뜻한 이야기’를 모티브로한 능소와 박현수 테마길을 조성해 방문객들이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천안삼거리의 지리·역사적 의미인 만남과 화합을 형상화한 건물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세계민족음식 테마공원’은 웰빙식품엑스포의 주제관으로 활용한 뒤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천안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천안 삼거리 공원이 다양한 문화시설이 조성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만남의 장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앞으로 천안의 지역적인 특성과 기능을 살린 국내 최고의 명품공원으로 가꿔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 삼거리 공원=천안시는 지난 2009년 1월, 대표적인 관광자원이자 천안을 빛내는 12개 명소를 ‘천안 12경’으로 선정했다. 지역 대표성, 상징성, 자연 경관, 문화적·역사적 가치, 발전 가능성, 접근성,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선정한 천안 12경 중 천안 삼거리가 제1경에 꼽혔다. 천안 삼거리는 선비 박현수와 능소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서려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글=최진섭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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