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發 위협 부담 줄었지만 미·중 간 대북 시각차는 여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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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이엔 아직도 북한 문제에 시각차가 존재한다. 6자회담을 놓고서도 시 주석은 조건없는 개최를 원하지만 오마마 대통령은 선결조건이 해결돼야 열 수 있다는 입장이다. 6자회담이 조기에 열리긴 어렵다.”

스인훙(時殷弘·사진)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두 정상이 편하게 만나 대화했다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북한 문제에서 입장차를 좁히기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측에서 볼 때 이번 회담에서 의미 있는 대목은 뭔가.
“시진핑이 오바마에게 중국이 추구하는 ‘신형 대국 관계’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유세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오바마는 그걸 지지(endorse)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중국 매체에 대답하는 형식을 빌려 ‘중국의 화평굴기(peaceful rise)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방점을 둔 건 ‘peaceful’이었다고 본다. 양국의 새 지도자가 만나는 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하룻밤에 모든 걸 바꾸지는 못한다. 두 정상이 격식을 갖추지 않고 편하게 만났다는 그 자체가 큰 성과였다. 비공개 협의에선 조금 더 진일보한 내용이 오갔을 것이다.”

-중국이 원하는 이른바 ‘신 대국 관계’의 실체는 뭔가.
“첫째는 갈등이 아니라 협력하자는 거다. 둘째는 중국의 굴기를 미국이 인정하고 그에 걸맞은 대국 관계를 맺어가는 거다. 셋째는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자는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 하루 전에 북한이 남북 당국 대화를 제안했는데.
“북한이 야기한 긴장이 많이 수그러든 상황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게 돼 외교적 부담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아직도 북한 문제에 관해 시각 차가 존재한다. 중국은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희망하나 한·미 쪽은 선결조건 없는 6자회담은 안 된다는 입장인 것 같다. 북한은 북한대로 핵무기 포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게 매우 확실하다. 그래서 6자회담 조기 개최는 힘들 것이다.”

-북한군 정찰총국장인 최용해의 방중 이후 북한 태도를 어떻게 보나.
“북한은 몇 달간 조성했던 긴장상태를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하지만 핵무기를 포함해 앞으로 어떤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내놓은 게 없다. 현재로선 확실한 (비핵화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매우 확실하고 일관성 있는 태도로 핵무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비핵화’가 아니라 ‘비확산’ 쪽으로 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절대 아니다. 적어도 지난 두 달간 나온 중국 최고지도부의 발언을 살펴보면 ‘비핵화’가 이전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를 갖고 있고, 그것을 최고 지도부가 주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거다. 북핵이 중국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실행하기 위한 수단이 빈약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중국 정부의 생각을 드러내는 정확한 표현은 ‘비핵화가 우리가 추가해야 할 목표이고, 그 목표를 위해서는 6자회담 등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에는 조건이 붙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베이징=써니 리 칼럼니스트 boston.sunny@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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