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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단정 못하고 갈팡질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서울시경은 20일 열차안 피살여인이 가출소녀 박서정양(18·성동구 응봉동172의)이라는 부모의 신고로 수사에 급진전을 보이는 듯했으나 21일 상오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인 방중을 얻지 못해 다시 주춤하고 있다. 경찰은 박양의 아버지 박용기씨(42)의 신고에 따라 20일밤 박양의 애인 유종래군(21·성동구 청구동343)을 용의자로 연행, 철야 심문했으나 용의점을 밝혀내지 못했다. 또한 이날 밤 피살 여인이 박양 인지를 가리기 위해 서울시경수사 2과 강력계계장 신가희 경감이 박양의 아버지 박씨를 대동, 특별기편으로 부산에가 박씨에게 시체를 검안시켰으나 키·이마·손은 비슷하나 시체가 부패하여 내딸이라고 판명할 수도 없다』는 결론을 얻었을 뿐이다.

<증언경위>
아버지 박씨는 20일 신문 보도를 통해 서울시경수사 2과2계에 찾아와 전산 시경이 보낸 유품을 보고 ①어렸을 때 물에 덴 자국(흉터)이 오른쪽 엉덩이에 있고 ②보자기의 무늬와 천이 딸이 가출할 때 가져 나간 것과 똑같고 ③검은색「슈미즈」는 지난 1월 언니의 것을 입고 나간 것이며 ④시체의 인상이 비슷한 점을 물었다.

<수사경위>
경찰은 이 증언을 듣고 용의자로 유군을 지목, 체포했고 ②아버지 박씨를 대동, 시체 확인하려고 부산에 갔다. 그러나 21일 상오 현재 유군은 범행은 커녕 가을이후 곧 박양과는 헤어졌으며 최근엔 만난일조차 없고 시체가 열차에 실린 지난 15일 하오5시부터 10시 사이의 「알리바이」를 대고 있다. 유군은 작년 7월초순 소아마비에 걸린 동생을 데리고 의료기구상을 경영하며 물리치료를 하는 박용기씨에게 치료받으러 갔다가 박양을 만나 사귀었다. 지난 1월28일 박양은 여관에 든 현장이 가족에게 발각돼 꾸지람을 듣고 집을 나갔다.
한편 시체 확인에서 박씨의 단정을 얻지 못한 경찰은 ①피살여인의 두발을 잘라 부모동들의 발과 대조키로 하고 ②장기에 남은 피를 갖고 혈액형을 알아내 친자 감정키로 하며 ③손톱 발톱의 사진을 찍어 어머니에게 보이고 ③치아가 무너져 앉아 이를 재생, 다시 대질키로 하는 동 처음 소홀했던 과학적인 방증을 대기로 했다. 그러나 시체 확인에서 피살 여인의 특징인 오른쪽 엉덩이의 직경 1.5센티미터의 수술한 자국이 시체 해부 때 「매스」를 가해 식별할 수 없었고 박양이 중이염·기관지염에 걸렸던 흔적은 부패해서 감정불능. 가장 중요한 시체 확인을 못하고 말았다.

<수사혼선>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사이 박양의 어머니 김옥희 여인이 이 사실을 부인, 수사는 더욱 갈 길을 잃었다.
김 여인은 『딸이 4살 때 국물에 엉덩이를 모두 데었기 때문에 직경 1.5센티미터의 상처란 있을 수 없고 할아비지가 상처를 없애려고 액을 발라 상처는 없다』고 주장하여 수사는 갈팡질팡 하고 있다.

<박양·유군의 주변>
박양은 박용기씨의 7남매중 둘째딸로 광주수피아여중을 졸업, 작년 7월 광주 시장동 58의2에세 가족과 함께 상경했다.
한양여고에 입학했으나 무용을 공부하려고 그만 두고 임미자 무용연구소를 다니며 작년 10월15일에 「드라머·센터」에서 고전무용발표회에도 참가했다가 유군을 사귄 후 가출했었다.
유군은 유업중씨(5)의 5남매중 2남. 중학1년을 중퇴하고 매부 김모씨(33·성북구 인수동)애 기거하면서 매부와 경영하던 인쇄소에 있다가 현재 동대문구 신설동 「노블」양재학원에 재학중 경찰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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