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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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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해의 심한 한해가남긴 큰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겹친 금년 한해로 받은 피해란 절망과 같은 것이다. 풍년에도 겨우 연명해가는 빈한한 농촌의 생계란 암담할뿐이다. 말라붙은 우물과 구름한점 없는 하늘을 원망하며 쨍쨍 내리쬐는 한더위아래 허수아비인 듯 멍히 서있는 농부들을 볼때마다 나는 무어라 입을 열수가 없었다.
○…들샘을 파고 대파를 해서 가뭄과 싸워 이겨야한다고 혼자 다짐도 해보고 스스로 격려도 해왔다. 그러나 들샘을 파도 수원이 메말라 물이 괴지않고 대파한 작물마저 갈잎처럼 말라 타들어 가는걸 보면서 내 목줄이 타드는듯한 괴롬을 느꼈다. 이 혹심한 고통을 못이겨 날로 이향하는 농촌인구가 많아진다는 신문기사가 꼭 독촉장만 같았다. 다행히 온 국민이 따뜻한 구원의 손길을 펴주어 한해민의 실망과 고통을 덜어주었고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되찾게 해주었다.
○…새희망을 품은 한해민들은 다시는 이런 불행이 없도록 다짐하면서 온 국민앞에 감사하고 있을것이다. 이번 전국 체육대회 입장식때 전남 선수들이 내건 『한해 지원감사합니다』란「피키트」를 보고 수많은 관중들이 우뢰같은 박수로 격려와 위로를 해주었다는 보도를 읽는 순간 나는 콧등이 찡해옴을 느꼈다. <조상익·전남 승주군 주암면 면사무소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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