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월봉 24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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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며칠전 도하 각 일간신문에 한은의 조사 결과라고 하여 해방 당시와 1967년말 현재와의 도 두 물가 지수의 대비표가 발표되었다. 그에 의하면 1945년8월 해방당시의 도원물가를 1로 한다면 22년 뒤인 1967년말 현재는 3천5백배나 오른 것이 밝혀졌다는 것이 요지였다. 그래서 생각을 해 본다.
해방전 사범학교를 나와서 국민학교의 교사로 부임하면 그 초임봉은 42원이었다. 그런데 금년 4월에 인상된 교육공무원 봉급표에 의하면 사범학교출신의 초임봉은 33호봉인 1만2천1백10원이고, 교대를 나온 교원의 초임봉은 29호인 1만3천2백50원으로 되어있다. 이것을 해방당시로 환산해 보면 사범출신이 3원46전, 교대출신은 3원80전약이 된다. 현행 교원봉급표에 의하면 국민학교나 중고등학교 교사로서의 최고호봉인 1호봉이 4만5천9백원으로 되어있다. 30년 또는 40여년이나 교단에서고 정년이 되어서 퇴직할 때의 봉급이 해방당시로 환산해보면 13원밖에 되지 아니하니 말이다.
이왕 봉급이야기가 나왔으니 일반직 공무원의 예를 몇 개 보기로 하자. 먼저 현재 국무위원인 각부장관의 월봉은 83,000원인데 이를 해방당시로 환산하면 23원7O전이고, 정부의 국장급인 이사관의 2급 갑 최고봉이38,600원이니 이는 11원 정도이고, 일반직 공무원의 최하급인5급 을의 최하봉은 9,070원이므로 이는 2원60전 약에 해당한다.
해방 후 23년. 아무리 생각해도 그 동안 우리들의 생활수준은 해방당시에 비해서 크게 향상한 것만은 부정할 수가 없을 것이고 그에 따라 우리들 국민의 수입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급자의 봉급은 해방당시와 비교해 본다면 엄청나게 떨어졌다고 삭자는 말하고 있다.
필자도 이러한 삭자가 액면 그대로 정확하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해방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나라는 봉급생활자에 대하여 한번도 그 봉급만으로써 그 직위에 상응하는 체면을 지키면서 생활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봉급을 주어본 일이 없었던 것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만이 그 전부의 이유가 될 수야 없겠지만, 그리고 또 결코 그것을 자기정당화의 방패로 삼아서야 될 말이 아니기도 하지만, 공무원의 부정이나 부패가 있다고 하는 항간의 말이 전혀 근거 없는 말이 아니라면 그 원인의 일부는 확실히 이들 공무원에게 너무나도 적은 봉급밖에 주지 않는 데에도 있다고 본다면 그것은 전혀 잘못일까?
해방 전에는 사범학교를 갓나온 애송이 교부의 초임봉이 42원이었다.
오늘 교대를 나와 국민학교 교원으로 부임하는 교사들에게 그 3천5백 배가 오른 14만7천원만 주어보라! 교원들의 잡부금 미수니, 과외지도니 하는 따위의 명예롭지 못한 잡음들은 완전히 없어질 것이고 충실한 교육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떨까?
그리고 보니 작금 공무원들의 사직율이 높아져가고 있다는 것이 결코 무리는 아닌 성 싶어진다.
이종환국민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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