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카 재판 시도실패|폭발점 이른 소의 불만|예견되는 새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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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그건 지금까지 소련이 얻은 대가란 침공으로 그들이 여러모에서 치러야 했던 엄청난 지출을 보상하기에는 좀 초라한 것이었고, 이에 비롯한 불만과 초조가 소련지도층으로 하여금『기왕 내친김에…』라는 어떤 절망적인 폭거로 뜀박질을 하게 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침공이후, 그리고 8·27「모스크바」협약 이후 소련이 한결같이 내세워 온 이른바 「체코」내정의 「정상화」라는 조건의 강제과정에서 소련은 아직도 탐탁한 결과는 얻지 못했다. 「크렘린」은 침공 직후 소위「반혁명의 원흉」으로 낙인 찍었던 「두브체크」를 그대로 당 제1서기로 되돌려 보내야 했고 군사적 강점아래 실력의 위갈을 통한「두브체크」 정권의「고물카」화의 조작 시도에서도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당 서기국에서도「두브체크」진보파가 여전히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는데 성공했고 그간의 보도들은 소위「정상화」라는 조건의 구체적 해석에서도「체코」지도층은 소련과 이견을 빚어 냈다는 사실을 가리켜왔다.
뿐만 아니라「모스크바」와의 「협조」의 기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당기관지「루데·푸라보」의 전 편집장「스페츠카」를 비롯한 소위 친소파 거물들의 연이은「조국에의 충성선언」들은 그렇지 않아도 상한 소련 지도층의 비위를 한결 자극했을 것이라고 봐도 전혀 어림없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이에 겹쳐 이미 단편적으로나마 보도되어 온 바「체코」대책을 싸고도는「크렘린」내 경연 양파간의 미묘한 갈등을 그럴 둣 한 것으로 본다면 「체코」의 혼미와 이로 인한 초조가 침공파로 하여금 또 하나의 모험으로 내닫게 한다해도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표현을 벌릴 것인지는 아직 확연한 예단을 내릴만한 것은 못된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체코」의 자주적 혁신에 대한 소련의 군사적 간섭과 이의 궁극적 교살을 위한 목조림은 지금 이순간에도 집요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고 이러는 동안 소련은 이렇다고 괄목할만한 도전이나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소위 『「유럽」의 침울』이라는 것도 바로 그러한 연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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