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충일에 빛난 '밀리터리 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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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육군 의장대 출신 LG 김용의가 잠실 라이벌 두산을 맞아 8회 결승 홈런을 때린 뒤 팬들을 향해 절도 있는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 왼쪽], 군복 유니폼을 입은 롯데 강민호(오른쪽)가 KIA전 역전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김응국 코치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부산=김민규 기자, 사진 가운데], 해군사관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NC 선수들이 해군(NAVY) 유니폼을 입고 SK를 꺾은 뒤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창원=정시종 기자, 사진 오른쪽]

현충일을 맞아 ‘군인’들이 야구장을 점령했다.

 LG 왼손타자 김용의(28)는 6일 잠실에서 열린 서울 라이벌 두산과의 경기에서 결승 솔로홈런 포함, 4타수 3안타·2타점으로 5-4 승리를 이끌었다. 김용의는 4-4이던 8회 말 1사에서 두산 두 번째 투수 임태훈의 낮은 공을 날카롭게 잡아당겼다. 낮게 비행한 타구는 잠실구장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첫 홈런을 짜릿한 재역전포로 장식한 김용의는 득의양양하게 그라운드를 돌아 더그아웃을 향했다. 도열한 동료들을 향해 김용의는 거수경례를 했다. 홈런을 축하한다며 LG 선수들은 그의 헬멧을 꽤 세게 내리쳤지만 김용의는 끝까지 경례를 멈추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1루 측 관중석에 자리한 홈팬들에게 절도 있는 경례를 올렸다.

 육군 병장 출신 김용의에게 딱 어울리는 세리머니였다. 2008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시즌 개막 두 달 만에 LG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2군을 전전하다 경찰야구단을 노크했지만 입단 테스트에서 낙방했다. 할 수 없이 현역으로 입대한 김용의는 1군 사령부 의장대 기수로 복무했다.

 라이벌전에서 2승1패를 기록한 LG는 두산을 끌어내리고 44일 만에 4위로 점프했다.

 롯데는 ‘밀리터리 룩’을 입고 부산 홈 경기를 치렀다. 2년에 한 번씩 육군 전투복 디자인의 유니폼을 입는 롯데는 KIA를 13-3으로 대파했다. 롯데 선발 옥스프링은 6이닝 동안 7피안타·3실점을 기록, 시즌 7승(3패)째를 따냈다.

 해군사관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NC도 ‘해군(NAVY) 스페셜 유니폼’을 착용했다. 유니폼 상의에 팀명 다이노스(Dinos) 대신 이날만큼은 해군을 상징하는 NAVY를 새겼다. NC도 SK를 7-4로 꺾고 군인들의 축제에 동참했다.

 넥센은 목동 삼성전에서 15-7 대역전승을 거뒀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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