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망중한의수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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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매일 바쁜일과지만 틈틈이 흑난을 친다. 잘그려서가 아니다. 완당의 애난결을 생각하면 붓에 먹 묻힐염도 못하겠지만, 난이 주는 사상과 교훈때문에 늘 돼새겨보는 것이다.
많은 꽃중에서 난을 한층 아끼게 된다. 혹한 속에서 굴함이 없이 견디어 내는 그 의지는 대견하려니와 청초하면서 우아한 자태는 군자에 비함에 손색이 없다. 잡힐 듯 그 그윽한 유향은 족히 사념을 버리게 한다.
시원한 물도 녹음도 그저 먼빛에둔 요즘의 생활에서 망중한이나마 즐길수 있으면 다행한 일이다. 양호에 수묵을 듬뿍 묻힐때마다 바쁜 일과며 찌든 노염을 잠시 잊어보곤 한다.
▲45세. 호는 칠호 ▲미국「미네소타」주립대대학원(경제학)졸업 ▲공보부기획관리실장 역임 ▲현 문화공보부차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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