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13년 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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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1.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상승률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9월(0.8%) 이후 13년8개월 만에 가장 낮다. 월별로도 2012년 11월 이후 7개월 연속 1%대 안정세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 안정세는 공급 측면에서 농산물과 석유 가격 하락이 주도했다. 날씨도 좋아 작물이 잘 자랐다. 고춧가루(-18.6%)와 참외(-29.4%), 감자(-27.9%) 등이 1년 전보다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휘발유(-7.0%)와 경유(-8.2%)도 가격 부담을 줄였다. 지난 3월부터 무상보육이 확대되면서 보육시설이용료(-23.2%)도 줄었다.

 농산물이나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서민 생활과 밀접한 142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에 그쳤다. 1996년 생활물가지수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신선식품지수는 채소 가격 하락으로 한 달 전에 비해 3.6% 떨어졌고 1년 전보다는 1.9% 하락해 장바구니 부담을 덜었다.

 계속되는 경기 부진도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을 줄였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산물과 석유 가격 하락이 물가 안정의 주된 원인”이라면서도 “전반적인 수요 부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원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어 디플레이션 우려와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세종=박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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