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의 곡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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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인심을 감발케하고 사기를 드높이며 충성과 애국을 위해서는 노래만 한 것이 없으니 국가를 제정토록하라…』는 고종황제의 조명에 따라 1902년8윌15일에 공포됐던 대한제국시대의 국가가 이제야 발견됐다.
작사자는 불명이고 작곡자는「프란츠·에케르트」. 그는 당시「프로시아」제국황실악단지휘자였으며 일본국가의 작곡자이기도 하다.
국가는 민족을 상징하고 그 통일적 감동을 표현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어느국가나 모두 군주와 국토와 국민의 힙을 노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각국의 전통에 따라강 조점은 조금씩 다르다.
영국국가는 군주를, 「프랑스」국가는 자유와 박애를 찬미하고 있다. 독일의 국가는 2차대전전까지는 세계지배에 의욕을 노래하고 있었으나 전쟁후엔「통일·권리·자유」를 강조하게됐다.
한편작사·작곡모두 「타고르」가 만들었다는 인도의 국가며, 자유를 위해 싸우는「그리스」전사의 영웅적 행위를 찬미한「그리스」국가, 독립전쟁당시의 고난을 그린「발라드」에서 나온 화란국가등 모두 애국적 정열에 넘치고 있는 점은 같다.
그러나 국가보다는 이른바 국민가가 더 많이 애창되는 것은 후자가 예부터 민중에게 귀익은 민요조의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국가는 외국인의 손에 의해서 작곡되는 경우가 많아 그가락이 낮설기 때문이라는점도 있다. 곡조도 장중한것으로부터 경쾌한 행진곡조에 이르기까지 각국국가는 매양 다채롭지만 모두 본질적으로 민중의 감정의 직접적인 표현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대작곡가가 창작한 국가가 별로없고, 거의 무명인의 손에서 이루어지는것인가보다.
「상제는 우리황제를 도우셔서 성수무강하사…』하는 군주찬미로 시종한 대한제국의 국가가 별로 유행되지 못했던것도 그곡조며 주제가 민중의 감성과는 좀 동떨어진 때문이었을지도모른다.
그러고보면 2차대전후에 제정된 우리네 국가는 누가 작사한것인지 아직 분명치않다. 그리고 조국의 자연미를 노래한 내용은 어딘가 우리에게는 좀「어필」의 강도가 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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