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초연됐던 국립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처용’이 새롭게 무대에 오른다. 등장 인물을 상징하는 음악적 주제가 반복되는 바그너의 유도동기 기법으로 작곡한 이영조의 음악은 그대로다. 여기에 혁신적인 감각의 양정웅 연출, 명징한 해석으로 유명한 정치용 지휘, 그리고 미니멀한 아름다움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임일진 무대미술이 ‘천생연분’(2006), ‘보체크’(2007)에 이어 다시 의기투합했다. ‘드라마틱 테너’ 신동원이 처용을, 서정적인 목소리의 소프라노 임세경이 가실을 맡았다. 처용과 가실 사이에서 갈등과 고뇌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역신으로는 바리톤 우주호가 나선다. 사치와 향락에 빠진 신라 말기의 시대상에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를 투영했다. 타락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 세상에 내려온 처용의 고뇌와 구원의 메시지가 펼쳐진다.
현대 사회에 오버랩 된 신라 말기 타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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