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월드컵과부·골뱅이 세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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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월드컵 세대(2002년 월드컵을 경험한 젊은 세대), 히딩크학(히딩크의 지도력을 사회전반에 적용해보려는 시도나 연구), 노비어천가(노무현 현 대통령 당선자를 지나치게 치켜세우는 것을 용비어천가에 빗댄 말).

재작년까지는 이 세상에 없다가 지난해에야 새로 생긴 말들이다.

국립국어연구원은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일부 신문과 방송뉴스를 조사한 결과 4백8개의 새로운 말을 발견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 중에는 시야장애석(경기장이나 공연장에서 시야를 가려 전면을 다 볼 수 없는 자리), 월드컵위도(남편이나 남자친구가 월드컵 경기에 지나치게 열중해 푸대접을 받은 여성을 과부에 빗댄 것) 등 월드컵을 계기로 친숙해지거나 새로 생긴 말이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어주구리(漁走九里:아쭈구리를 네티즌들이 장난스럽게 한자로 쓴 것), 아(인터넷 상에서 기분이 좋거나 황당하고 어리둥절할 때 느끼는 감정을 대신하는 통신용어) 등 인터넷 관련 용어도 많았다.

정보통신과 관련한 젊은이들의 행태에서 유래한 엄지족(엄지로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받기를 즐기는 젊은이들), 디카족(디지털 카메라를 즐기는 젊은이들), 코드프리(지역코드와 관계없이 쓰도록 DVD를 조절한 것) 등의 단어도 눈에 띄었다.

불법행위를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주는 제도가 생기면서, 유명인사를 악착같이 따라 다니며 사진을 찍는 파파라치라는 단어 앞에 해당 행위를 뜻하는 단어를 붙인 합성어들이 새롭게 등장해 시대상을 보여줬다.

카파라치(자동차 불법운행 전문 신고자).쓰파라치(쓰레기 불법투기 신고자)가 대표적이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과 병.의원의 불법행위를 유도해 신고하는 팜파라치(약국을 뜻하는 파머시의 팜과 합성).의파라치(의료의 의자를 접두어로 사용) 등의 신어도 생겼다.

국립국어연구원측은 이들 새 말들이 언론에 등장해 대중화한 것은 지난해이지만 실제 생긴 시기는 이보다 앞선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채인택 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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