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멸치, 정말 한국산 맞소?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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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유통업체 해태USA가 한인마켓에 유통한 문제의 `다시 멸치`. `한국산`이란 스티커를 떼어내면 `일본산`이란 표기가 드러나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한다. 김상진 기자

'한국산이야 일본산이야?' 한인식품업체가 유통하는 멸치 제품이 애매한 원산지 표기 문제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 포장지에는 '일본산'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그 위에 '한국산'이라고 인쇄된 스티커가 붙어있어 '일본산 멸치를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지난 29일 한 미주한인사이트가 이 문제를 두고 뜨겁게 달아올랐고, 본지에도 문제의 멸치를 구입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2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가족 건강을 염려해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큰 일본산 농수산물 구입을 경계해 왔다"며 "한국산이란 스티커만 믿고 구매했는데, 스티커를 떼어보니 일본산이란 말이 나와 우롱당한 기분"이라고 분노했다.

이슈가 된 제품은 해태글로벌에서 수입, 미주 한인마켓을 통해 유통시키고 있는 비닐팩으로 된 '다시 멸치'다. 이 제품 위에는 앞뒤로 한국산임을 알리는 세 개의 스티커가 붙어있다. '한국산', 'Origin Korea'라고 돼있다. 하지만 스티커를 떼어보니 'origin: Japan'(일본산)이라고 프린트되어 있다. 이를 확인한 소비자들은 일본산을 한국산이라고 속여 판 것이라고 분개한 것이다.

이에 본지는 LA한인타운에 있는 한인마켓에 있는 멸치 제품들을 조사했고, 일부 한인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 제품 외에도 해태 볶음멸치와 진한(Jin Han International)에서 유통하고 있는 다시 멸치 역시 같은 방식으로 원산지 표기가 되어 있었다.

본지의 문의에 두 업체 모두 '한국산은 맞다'고 밝혔다. 해태 측은 한국에서 수입했다는 표시가 된 수입박스를 증거로 제시하며 '한국산'이 맞다고 설명했다. 미주에 수입된 한국산 멸치를 사서 포장만 해 판매하고 있다는 진한 측은 수입업체를 통해 원산지 증명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는 단지 비용절감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포장지를 사용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두 업체 모두 수입업체를 통해 벌크로 멸치를 구입하고 있으며 포장을 미국에서 하고 있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해태글로벌 관계자는 "한국산 멸치 수입이 안되면서 일본산 제품을 유통했었다. 당시 용량과 종류에 따라 일본산이라고 프린트한 포장을 12만 장 찍었다"며 "그러다가 한국산 멸치 수입 규제가 풀리면서 다시 한국산 멸치를 유통하게 됐고 비용절감을 위해 폐기하는 대신 스티커를 붙여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한 측 관계자 역시 "비용 절감 차원에서 기존의 포장지를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양측 업체 모두 "스티커를 붙여서 사용하는 것에 있어서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종종 식품업체들은 라벨링에 오기가 있을 경우 스티커를 이용해 수정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해태글로벌측은 "소비자들이 혼란을 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충분히 인정한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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