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은 아직도|「폭력소탕」뒤에 오는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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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폭력행위자등 특별단속령이후 깡패의 그림자는 사회의 표면에선 잠잠해졌다. 정부시책으로 검찰과 경찰이 깡패잡기에 나선지 만35일이되는 시일까지 1만2천8백명의 주먹들이 잡혔다. 「주먹」들이 쇠고랑을 차게되고 사회가 겉보기로 주먹의 위험에서 해방되었다고 느끼자 특별단속 수사본부도 요즈음엔 맥이풀린 듯-. 그러나 아직 문제는 많이 쌓여있다.
수사반은 전국에서 잡아들인 주먹 1만2천8백명중 3천3백46명을 검찰에 구속송치하고 2천3백54명을 제주·광주·나주·춘천·소양강등 건설공사장에 취역시켰다. 나머지 5천3백8명은 즉심에 돌려져 3일∼21일동안 구류를 살고 사회의 그늘로 다시 돌아왔고 또 1천3백92명은 불구속입건, 4백명이 훈방조치를 받았다.
수사반이 이토록 많이 잡아 주먹을 없앤다고는하나1명도 남기지않고 소탕한것은 아니다.

<두목급23명은도주>
서울의 경우 경찰 「리스트」에 올라있는1천1백45명중 불과 39%인 4백94명을 잡았을 뿐이며 조직깡패는 약45파 6백6명중3백여명을 잡았으나 두목은 45명중 22명밖에 잡지못했다.아직 잡히지 않은 주먹들은 아직은 끊임없이 수사반에 쫓기고있으나 폭력의 잠재세력으로 사회의그늘에 숨어있는 셈.
이들 폭력잠재세력은 불구속상태로 입건되었거나 구류살고 나온자와 훈방된자와함께 언제 어디서 주먹을 폭발시킬지 모르는 무서운 폭력예비군이다.
문제는, 바로 눈앞에 숨어있는 폭력잠재세력뿐만은아니다. 취역장에서 지금도 삽으로 국토건설에 종사하고있는 참회파 주먹들도 문제를 가득안고있다.

<건설장서난투극도>
이들은 국토건설사업에1년이란 계약으로 주먹을 휘두른과거를 참회하고있다.
이들이 서약서를 수사관앞에서 쓸때 1년후엔 「리스트」에서 자기이름이 빠진다는 꿈으로 부풀어있었다. 경찰은 일생을 깡패라는 그림자로 따라다니는 「리스트」에서 이름을 빼준다고 확약했다.
폭력에서 손을씻은 이들은 우리가 사회적으로도 갱생을 보장해주어야한다. 그런중에도 취역자중엔 자기버릇 남에게 못주듯 취역장안에서 주먹을 휘둘러 편싸움을 벌였다. 나주에선 서울출신과 전주출신이 맞붙어싸웠고 제주도에서도 서울출신30여명이 편싸움을 벌여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들은 주먹으로 산다는 본성을 버리지못한 것. 이들이 1년후 사회로 다시 돌아오면 과연 주먹의 속성을 버릴것인가-.
이들뿐만아니다. 취역장에 자원했어도 가지못하고 1년∼3년후 교도소의 어두운생활에서 풀려나올 3천여명의 구속기소된 주먹들. 이밖에도 한국증권거래소를 주름잡아온 경제깡패들의 잔당이 24일 공개수배 됐다.

<경제깡패단속답보>
한국증권투자인협회가 깡패들의 위장집단으로, 두목김동진회장과 그배후의 수괴로 김영근증권거래소이사장등 7명이 잡혔으나 이들과 대립해온 한성 「클럽」등 소위 총회꾼들은 한명도 단속하지 못했다. 취역자중 이미 도망친 7명을 비롯, 1백50여명이 병으로 인한 귀가조치등 이탈자로나타났다.
원래 큰일엔 시행착오가 따르는 것이지만 지나친 졸속주의가 억울하게 인권을짓밟았다는 인상은 씻을수없을것이다.
법률상등문제를 처음부터예상하면서도이번특별단속령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냈을 만큼주먹없는 사회를 바라고있다.

<겉핥기식안되도록>
그러기에 이번 단속이 일시적인 눈감고 아웅식인 겉핥기 소탕에서 끝날수는없는 것이다. 그만큼 수사본부에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기때문에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따라서 수사당국은①폭력잠재세력을 효과적으로 분쇄하고②취역자들을을 바른인간으로 개조하며 ③지금 조직이 찢어진 주먹들이 1년이후에 다시 손을 잡지못하도록 미리 손을 쓸것과 ④이들이 발붙일 유흥업체를 중심으로한 거검을 정화시키는등 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다. 이대책의 실현만이 깡패없는 사회를 이루는지름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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