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소양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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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시퍼런 소양호-.
호숫바람이 차갑다.
이글거리는 폭양을 삼켜버리는탓일까.
의암「댐」양쪽에 치솟은 기암절벽의삼악산.
곰 머리위로 와르르 굴러떨어길것만같다.
삼악산아래의암 「댐」 은 선녀들이 목욕을 했다는 신연강자리, 옥수처럼 물이 맑았다.
선녀들이 옷을벗어 삼악바위에 너니 금세 바위가 모두 옷바위로 변했더라는 전설의 바위.
그래서 삼악산을 옷바위(의암)라고도 부른다.
수년전 삼악산밑을 지나던 항아리장수.
그는 자연의 위력에 착각을 일으켜 머리위의옷바위를 허겁지겁 피하다 신연강에 빠졌다나.
하루의 피로를 씻는 소양호의 일 가족.
노젓는 맏딸 옥자양(17·춘천 여고2년)과 어군을 둘레둘레 살피는 어린 두남동생, 그리고 그물을치는 아버지 김귀영씨 (50·사농동).
이들은 석양의 호숫가에서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저녁 찬거리를 장만한다.
그물을 치고 노를 젓노라면 고된 하루의 밭일과 학업의 미로가 시원한 호숫바람과함께 획 날아가 버린다.
「워터·스키」를 타는 남녀한쌍이 흰거품을 퉁기며 신나게 미끄러진다.
유람선의 흥겨운 노랫가락은 파도를 타고 물손님의 웃자락을 끈다.
선비들이 풍류를 즐겼다는 소양정아래 유원지에는 각종 유흥시설이 갖춰졌다.
호수한복만 30만평의중도엔 간이 「방살로」도 세워졌다.
유람선으로 호수를 한바퀴 돌자면 무려4시간.
마치 대양같다.
이른 일요일아침, 은빛의 호숫가엔 낚시꾼이붐빈다.
자그마치 2백명은되리라.
이춘자양 (17·춘성군서면가마리) 은 오빠병준군 (19·춘고3년) 의 등교길50리름 10리로 줄이기위해 만든 통학선으로낚시꾼을 물과 중도로욺겨주기에 바쁘다.
배삯은 한푼도받지않고….
13가구30여명이 사는 가마리갯가는 고독하다.
그래서인지 인심이 후하다.
소양호상류 춘성군서면신매리목동이 황소와 물강구를 치며 뛰논다.
10만년늪지대의 위도, 3백그루의 밤나무, 갯가의 초원 그리고 길고 넓게뻗은호수는 가히 목가적이다.
소양호는 작년 여름에 준공된 인공호 의암「댐」의 담수로 춘천의 날씨가 변해 안개가 자주낀다.
2백40만평의 전답이 호수에 잠겨버려 지형도달라졌다.
태백산맥서부경사면의 산간분지인 춘천시가는 넓이 17평방킬로미터, 둘레 40킬로미터의인공호수에 둘러싸인 호반도시로 변했다.
호수면보다 물이 낮아 제방을 쌓고 물의 물을 호수로 펴낼지경이니 이곳에선 가뭄을 모른다.
도시성격을 관광 산업으로 삼은 춘천시는 한국의 「빈」을꿈꾼다.
지난 6월이고장에 들른 일본재벌좌세천씨 (일본조선협회장·보트경기협회장) 는 소양호의 관광자원을 높이 평가했다.
5억원의 투자까지 제의하고 있단다.
연간 3억5천만원과외화12만불의 주민소득에부푼 춘천시민의 염원은 멀지않은것같다.
글 안기영 사진 구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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