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8)

중앙일보

입력

◇ 말릭 실리의 죽음과 조 스미스의 부정계약 사건

정규시즌 운영을 잘해놓고 플레이오프에서 한 시즌 농사를 마친 팀버울브스에게 그해 오프시즌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그 불행의 시작은 말릭 실리의 죽음이었다.

2000년 5월 20일,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결승전이 한창인 가운데 말릭 실리는 팀 동료인 케빈 가넷의 생일 파티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결국 사망하고 만 것.

팀으로선 실리의 죽음이 가져다 준 충격은 당장의 전력 손실에 그치지 않았다.

경기에서 팀의 공수를 리드한 이가 케빈 가넷이라면 가넷을 비롯한 팀원들이 믿고 따랐던 선수는 바로 말릭 실리였다.

특히 자신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 후 사고를 당해 실리가 사망하자 가넷이 받은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

실리의 죽음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NBA 사무국 측은 팀버울브스에게 또 한번의 시련을 가져다 준다.

바로 조 스미스와 팀버울브스가 99~00시즌 맺었던 계약이 리그 규정에 위배되는 부정계약으로 판명이 나 팀은 앞으로 향후 5년 간의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상실하고 스미스와의 계약도 무효로 돌아간 것이었다.

결국 두 선수를 잃은 채로 00~01시즌을 맞이하게 된 팀버울브스는 스미스가 빠진 자리를 애틀란타 호크스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라폰조 일리스로 대체하게 된다.

◇ 1라운드 돌파, 넘지 못할 장벽인가?

00~01시즌 실리와 스미스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에서 47승 35패를 기록하며 5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버울브스.

그들이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만날 상대는 99년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한 바 있던 샌안토니오 스퍼스였다.

팀버울브스의 가넷과 스퍼스의 던컨 간의 대결로 압축되던 시리즈는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팀버울브스가 2년 전 스퍼스에 패했던 것처럼 또 다시 1승 3패로 탈락하고 말았다.

올 시즌에도 팀버울브스의 1라운드 패배 행진은 계속되었다.

비록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은 박탈된 상태였지만 한 시즌만에 그렇게 애타게 그리던 조 스미스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떠나 팀버울브스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물론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지 못한 일도 생기는 법.

주전 포인트가드인 브랜드이 부상을당해 결국 시즌 아웃, 팀버울브스는 시즌내내 포인트가드 쪽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들은 시즌 중반까지 서부 컨퍼런스 1위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기세 좋게 앞서 나갔으나 2월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로 연패에 빠지는 등 승보다는 패가 많은 경기를 하면서 중위권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후반 가까스로 전열을 가다듬어 정규시즌을 50승 32패로 마치며 그들의 프랜차이즈 역사상 두 번째로 정규시즌에서 50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팀버울브스보다 앞서 있던 LA 레이커스, 댈라스 매버릭스, 새크라멘토 킹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플레이오프 시드배정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었고 결국 팀은 이번에도 '홈 코트 어드밴티지'를 얻지 못한 채 1라운드를 맞이했다.

이번의 상대는 2번 시드를 받은 매버릭스,

팀버울브스는 이번에야 말로 1라운드 돌파를 노렸다.

그러나 매버릭스의 공격력을 물리치기에는 팀버울브스는 아직 부족해보였다.

그들은 덕 노비츠키, 스티브 내쉬, 마이클 핀리의 공격을 막지 못했고 기대했던 마크 잭슨이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 채 1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96~97시즌 플레이오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6시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작성하게 된 팀버울브스.

이제 더 이상 가넷의 혼자 힘으로는 팀을 이끌어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팀버울브스는 이제 더 이상 신생팀 이미지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이들에게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그것은 이제 팀버울브스에게는 플레이오프 진출만이 목표가 아닌 1라운드 그 이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서이다.

류한준 명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