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출판] '무도(武道)의 전설과 신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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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武道)의 전설과 신화/피터 루이스 지음, 김일현 옮김, 황금가지, 8천원

"선(禪)은 동양 무술에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대부분의 훈련에는 마음을 비우는 훈련을 포함시킨다. 육체적 대립 너머에 있는 것, 폭력 너머에 있는 좀 더 커다란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이다."

서양인의 눈에 비친 동양의 무예와 기술은 단순한 무술에 머무르지 않는다. 가라테 유단자 출신의 저자는 61가지 전설.설화를 통해 '내면의 수양' 동양 무도를 새롭게 해석한다.

그 속엔 영화 '와호장룡'등에서 도도한 예술의 경지로 승화한 고수들의 검놀림과 백학권.당랑권 등 자연 속 동물과의 교감으로 탄생한 중국 권법의 오묘함이 번득인다.

일본의 경우엔 로닌. 닌자의 활약담을 집권층과 무사계급의 피의 종주관계를 바탕으로 해 소개하고 있다. 아프리카 흑인들이 남미 대륙에 끌려와 죽음과도 같은 노예 생활 속에 창조해 내었다는 해방의 무술 '카포에라'는 서늘한 비장감마저 준다.

한국 몫으로 수록된 것은 삼국시대 신라 화랑 관창의 무용담이 유일하다. 하이텔 무예사랑 동호회에서 활동 중인 역자의 성실한 역주(譯註)가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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