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암학계 제1인자 길전부삼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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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본의 암 연구소장인 길전궁삼 박사가 24일 하오 7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이끌고 CPA편으로 우리나라에 왔다.
길전 박사는 일본 암 학계의 제l인자일 뿐 아니라 쥐의 인공간장암 발생 실험성공과 길전육종 발견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이 나 있는 당년 64세의 병리학자. 동경대학 명예교수이며 일본 학사원 회원이기도 한 길전 박사는 단단하게 생긴 중키의 몸집에 환하게 웃는 동안, 손에는 「시거」를 쥐고 기자의 물음에 담담하게 대답했다.
-폐암을 막는다는 뜻에서 「시거」를 즐기시는 것입니까.
싱긋 웃더니 호주머니에서 「파이트」까지 꺼내 놓으면서『통계적으로 보아서는 담배가 폐암의 원인일지 모르지만 아직 실험적으로는 담배가 폐암을 일으킨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했읍니다. 그러나 담배가 유해 무익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덜 피워보려고 노력은 하나 하루 「시거」한개비와 파이프 몇 차례까지 끊기는 힘들군요.』
-이번 한국에 오게 된 목적은?
『「콜롬보·플랜」에 의한 기생충 박멸 기재 및 한국암「센터」 설립에 필요한 기재를 일본정부로부터 원조하기 위한 조사를 하러 온 것입니다.』
과학기술처에서 오는 70년에 3백만불을 들여 3만평 대지 위에 베드 3백개를 갖는 「매머드」암병원과 최신 최고의 시설을 갖는 암 연구소 즉 암「센터」를 설립할 계획으로 있는데 그를 기술적으로 돕기 위한 조사를 위해 암 연구소 산부인과장을 대동하고 왔다는 것이다. 그밖에 2명의 기생충 학자가 기생충 박멸사업을 돕기 위한 조사 때문에 왔고 나머지 3명은 후생성과 외무성의 직원들.
-언제쯤 암은 정복된다고 보십니까.
『오늘날의 폐결핵 정도로 치료할 수 있으려면 아마 20세기 끝에 가서나 가능하겠지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받은 다음 70%는 재발되는 것이 오늘의 실정인데 그 재발을 막는 특효약을 그때쯤 가서나 완성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암을 이기기 위해 일반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오늘날 세계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암 연구를 하고 있읍니다만 지금 말한 대로 암 정복은 20세기 말에나 바라볼 수 있읍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은 조기발견을 하도록 애써야 되는데 그렇게 되어도 고칠 수 있는 시설과 병원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시설과 병원을 정부한테만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 개개인이 협력을 해야 합니다. 3천만 명이 10원씩만 낸다면 3억원짜리 병원이 서게 되는 것입니다. 암 정복은 각자가 하도록 노력해야겠읍니다.』
길전 박사는 오는 7월8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면서 과학기술처 장관 등 관계당국자와 만나며 의사를 위한 강연 등을 가질 예정.
한국에 있는 제자로는 김양근 박사(전 이화여대 외과과장)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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