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두 곳서 살인|방탕 의붓 딸을 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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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순 노인이 방탕한 딸을 목 졸라 죽이고 자살을 기도했는가 하면 노인들끼리 언쟁 끝에 엽총으로 이웃노인을 쏴 죽이고 자수한 살인사건이 4일 서울시내에서 잇달아 일어났다.
4일 하오 3시55분쯤 서울동대문구 신설동 202의1 신설집 주점 앞에서 술에 취한 양종환(54·미곡상·신설동161의5)이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웃 동신사 복덕방주인 임기송씨(7l)를 영국제 16구경 쌍발엽총으로 쏘아 죽이고 다시 다른 노인을 쏘려다 총을 뺏겼다.
양은 이날 술에 취해 신설동6가 고바우 북덕방에서 염병수씨(65) 등 이웃노인들과 담배내기 화투를 치다 염씨가 『항상 이 자식 말썽이다. 너 엽총만 믿고 까불지 말라』는 말에 격분, 집에 들어가 엽총을 갖고 나와 신설집 주점 앞에 나와 염씨를 찾다 20미터거리에서 장기를 두고 있는 엉뚱한 임씨를 쏘아 죽였다.
염은 뒤이어 술집에 들어가는 염씨를 발견, 『염가야, 너 엽총 맛 좀 보겠니』하면서 2미터 떨어진 곳에서 염씨를 향해 한발을 쐈으나 불발, 다시 다른 한발을 장전하여 쏘려는 순간 총소리에 놀라 달려온 이웃 오룡하씨(35)등에게 엽총을 빼앗겼다. 염은 작년 5월 자기 집 2층 쌀가게 건물을 무허가로 3층으로 증축하다 당국에 의해 철거됐는데 죽은 임씨가 밀고 한 것으로 믿고 오래 전부터 죽일 생각이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하고 있다. 동대문 경찰서는 염을 살인 및 살인미수혐의로 구속했다.
4일 상오 10시40분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l84 함종길(61)이 그의 의붓딸 금숙양(24· 명동모「빠찐꼬」종업원)을 허리띠로 목 졸라 죽였다.
그 뒤 함은 서빙고쪽서 용산으로 들어오던 1409호 화물열차(기관사 남정택·35)에 뛰어들어 자살하려했으나 양쪽다리를 끊기고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살아남았다.
철도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5일 아침 의식을 되찾은 함은 『딸이3주일 째 집에 들어오지 않아 시내를 찾아다니다가 그가 근무하는 신도「호텔」 「빠찐꼬」장에서 딸을 잡아 집으로 데려갔는데 딸의 방탕한 생활을 꾸짖자 「죽여라」고 소리치며 반항, 순간적인 감정으로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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