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바꾼「실천주의」|5·21 전격개각의 언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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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정희대통령은 21일하오 7부장관에대한 전격적인 갱질을단행했다.
신범식청와대 대변인은『정부시책의 보다 효율적인 성과를 기하기위해 취해진것』이라고 개각이유를간단히설명하고있지만, 이번일부개각은 전에없던 몇가지 특색을 갖고있다.
개각풍문은지난연말께부터 정가주변에 나돌았었다.
작년정내각이 3주년을 맞던 5월을기해 정내각이 다시 박대통령에게 신임을 묻는자리를 계기로 전면개각이 있을것이라는 설과함께 여당일각은 일부고급공무원의 무능 또는 경제각료들사이의 불화설등등을들어 그동안 전면개각을 꾸준히 주장했었다는 말까지 있었다.
○…그러나 이번개각에서 드러난 박대통령의의중은 도의론이나 불협화음운운하는 말썽들보다 실적(능률)지상주의에「액센트」를둔듯인상이짙다. 경질된 7부 장관중 박경원내무 황종률재무 이호법무 권오병문교등 4부신임장관이 옛자리에 다시 돌아가 앉았다는 사실은 이같은 풀이를 뒷받침하고있다.
○…박경원교통의 내무전임은 그가 3성장군출신으로 공비남침및 예비군무장등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를 앞에두고 경찰과 군의 협조를 꾀하기 위한 고려에서라는 풀이이고, 재무의 황씨는 박대통령이 그의 재무행정 능력을 항상 높이평가하고 있다는데서, 이농림은 모 고위층의 개인적인 친분과 도 농정에서 보여준 업적을 인정받아 각각 기용된것으로 풀이되고었다.
이호법무는 내무로 기용되기전부터 법무로의 전임이미리약속돼있었다는것이 통설. 강교통·김체신은차관직을무난하게 맡아온 실무출신이라는데서이고 이번개각에서 해임된 김농림·문문교·서재무등은 오래전부터 경질될것이라는 소문이 정가에 나돌고있었는데 김농림의 경우는 기용당시 농업정책집행에서「미스」가 있으면 자퇴한다는 각서까지 써놓은바 있었다고.
대체로 이번개각은 어떤정치적작용이 개재된 흔적은 거의 없다는데서 행정부측공무원들은어느때의 개각보다 안정감을 주고있으나 논공행상같은인상도 아주지울수는 없다.

<김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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