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아오키와 한일 투타 맞대결 ‘장군멍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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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26) [AP=뉴시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밀워키 브루어스의 일본인 타자 아오키 노리치카(31)와 투타 맞대결에서 장군멍군을 주고받았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1이닝 6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이날 경기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건 역시 아오키와 한일 투타 맞대결이었다. 결과는 4타수 2안타로 아오키의 멀티히트 판정승. 하지만 내용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1회말 밀워키 1번타자로 등장한 아오키와 첫 상대한 류현진은 초구 83마일(약 134km)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2구째 88마일(약 142km) 패스트볼을 몸쪽으로 던져 파울을 유도했다. 노 볼-투 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 3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로 유인했으나 아오키의 방망이는 돌지 않았다. 결국 아오키는 류현진의 가운데 몰린 90마일(약 145km) 패스트볼을 밀어쳐 3루수 후안 우리베의 오른쪽 옆으로 빠지는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류현진의 유인구에 말리지 않고 자신의 노림수를 확실하게 가져간 결과였다.

3회말 1사 주자없는 두 번째 맞대결도 접전이었다. 이번에도 88마일 바깥족 패스트볼로 역시 초구 스트라이크를 점한 류현진은 2구째 83마일 바깥쪽 슬라이더가 볼이 된 뒤 3구째 73마일(약 117km) 커브로 파울을 유도했다. 이번에도 류현진이 원볼-투 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아오키는 류현진의 4구째 90마일 바깥쪽 패스트볼을 골라낸 뒤, 5~6구째 91마일(약 146km) 패스트볼와 74마일(약 119km) 체인지업은 모두 파울로 커트했다. 결국 7구째 아오키는 유격수 땅볼을 쳤지만, 다저스 유격수 닉 푼토가 공을 빠뜨리는 바람에 실책으로 출루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후속 타자인 진 세구라를 루킹 삼진, 라이언 브론을 2루 땅볼로 잡고 아오키를 잔루로 남겼다.

그러나 마냥 당하고만 있을 류현진이 아니었다. 그는 5회말 1사 1루에서 아오키를 상대로 초구에 71마일(약 114km)짜리 느린 커브를 던졌고, 타이밍을 빼앗겨 엉겁결에 배트를 낸 아오키의 타구는 다저스 1루수 애드리안 곤살레스 쪽으로 향했다. 결국 병살타로 이어졌다. 아오키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고, 류현진은 의기양양하게 덕아웃을 향했다.

그러자 아오키는 8회말 1아웃 상황에서 류현진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뒤 6구째 공을 밀어쳐 3루수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3루수 우리베의 글러브를 맞아 류현진으로서는 수비가 조금 아쉬운 피칭이었다.

아오키는 이날 류현진에게 18개의 공을 던지게 하며 끈질기게 괴롭히는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자랑했고, 류현진도 그에 뒤지지 않는 피칭으로 한국 야구의 위상을 함께 드높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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