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는 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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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4월7일은「신문의날」이다. 우리나라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이 발간된 날(1896연4월7일)을 기념해서 지금부터 12년전에 한국신문편집인협회가「신문의날」을 설정하게 된것이다. 이날을 전후해서 1주일간은 신문주간이라 하여 우리나라 모든 신문이 사회공기로서의 언론의 사명을 다해왔는가를 자성하고, 신문의 사회적기능을 건전하게 발휘할것을 다짐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왔다.
금년 신문주간에 내세워진 표어는「신뢰받는신문」이다.
이와같은 표어가 나온까닭은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있는 불신사조의 여파로 독자가 신문의 보도를 믿지 않고 논평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경향이 은연중 조성되어있으므로 진실공정한 신문을 제작하는데 주력함으로써 신문에 대한 불신을 일소하자는데 있는것으로안다.
지금 우리사회에서는「신문부재」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할 정도로 신문불신의 뿌리는 깊은것인데 이러한 신문불신의 원인및 책임은 독자에게도, 신문제작자에게도있다. 독자가 신문을 믿고자 하지 않는 까닭은, 신문이 사회사상을 취사선택해서 보도하는데 반드시 진실 또 공정치 못하고, 또 국민의 정당한 불평·불만을 대변하는데 반드시 용감치 못하다는데 있다. 독자가 이와같은 느낌을 가지는데는 근거가 전무하거나 박약한것은 결코 아닌것이니, 신문제작자의 입장에서도 신문불신의 책임의 일단을 느끼고, 그 원인을 성실히 제거토록 노력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왜그런가? 신문은 가장 선의에서 제작되는 경우에 있어서도, 속보성이 주는 시간적제약 때문에 사실을 그릇 전달할수있고 사회사상을 취사선택해서 보도하는데 그 기준이 사회양식과일치하지않을때도 있기때문이다.「정론지」에서 탈피하여「상업주의신문」으로 이행하는 것은 각국신문사의 일반적인 발전「코스」라 하지만, 상업주의가 지나친 나머지 일부 독자의 저속한 취미에 영합하여 인간의 치부를 노출하는 기사나 작품을 많이 실어「사회의 교사」로서의 신문의 품위를 스스로 모독하는 경우가 가끔 생겨나기 때문이다.
민주적으로 구성되고 민주적으로 관리되는 정치권력과 자유언론은 서로 독립한 존재로서적절균형의 관계를 형성하는것이 이상인데도 불구하고 신문이 권력의 어용으로 타하거나, 혹은 반대로 양자가 배수의 관계에 들어서는 옳지못한 경향이 가끔 발생하기때문이다. 신문논설이란 파사현정의 기개를가지고 시를 시라하고 비를 비라하여 국민여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해야하는데도불구하고 가끔 독선·편파하고 혹은 스스로 위축하여 공론성을 잃는 경우가 있기때문이다.
이상 모든것은 우리나라 신문이 독자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으면서 그 맡은바 사회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정을 보아야할 사항들로서 신문제작자의 중요한 반성소재가 되는 것이다.
본보는발족초부터 『충분히믿을수있는 신문』『안심하고 읽을수있는 신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었다고 자부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불만스럽고 미흡한점이 적지않으리라 생각한다. 신문주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거짓이 전무한 신문, 절대로 믿을수 있는 신문을 제공키위해 온갖 힘을 다할것을 독자와 사회 앞에 공약해두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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