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마라톤중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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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7일 세종로-오류동 왕복「코스」에서 열린 제39회동아「마라톤」대회는 숙제처럼 주어진18분대를 넘어서지 못한 채 19에서 다시 주저앉아 커다란 실망만 남겼다.
한국「마라톤」의 중흥을 이룩하기 위한 전환점으로 지적되었던 이번 대회는 4개월 여에 걸친 동계「하드·트레이닝」과 전에 볼 수없이 많은 선수들이 참가했던 점으로 미루어 기록경신을 낙관했다.
대한 체육회는 육상을 재건종목으로 책정한 후 지난해12월부터 중점적으로 60여명씩이나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대규모훈련을 실시해왔다. 여기 참가한「마라톤」임원·선수만도20여명. 한해겨울동안의 훈련은 지구력양성에 중점을 두어 영하의 추위 속에 매일 30킬로미터씩의「하드·트레이닝」을 강행했고 기록 회만도 세 차례나 가졌다.
노장 김봉내가 자기「패이스」를 지켜19분대로 1위를 차지한 이의에 모두20분대. 더욱이 기대했던 신인들이 너무 처졌다.
「마라톤」관계자들은 이날「레이스」후반에 바람을 안고 뛰었고 차량과 인파가 선수들의 「레이스」를 방해했다고 기록저조를 변명한다.
이번 대회결과 한국「마라톤」의 국제대회참가가 어렵게 되었고 훈련방법의 모순이 지적되었다.
그 동안의「마라톤」훈련이 지구력중심으로 이룩된 데 비해 대부분의 우수선수들이25킬로미터 지점을 지나면서 체력의 소모가 커서 30킬로도 못 미쳐 대부분 기권했고 김봉내도 30킬로까지의「라프·타임」이 16분30초를 넘기지 않았으나 35키로를16분53초,40킬로를17분46초로 늦어진 것은 그 동안 훈련방법의 모순으로 나타났다.
노장 선수들의 뒤를 이을 신인이 없었고 임원선수들의 정신무장이 결여되어 있는 것도 한가지 원인으로 지적된다.
육연 회장을 겸임한 민 대한체육차장은「트레이닝」차림으로「레이스」를 줄곧 지켜보면서 격려했으나 1위 기록이 19분대임을 확인하고는 폐회식에도 참석하지 않았고10여명의 육상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입을 굳게 다물고「레이스」에 관한 전문적인 평가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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