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에 분 찬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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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 우리나라를 찾아드는 외래관광객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들린다. 지난 1윌의 관광입국자수는 5천4백50명으로 작년 1윌보다 20.4%가 감소됐다. 또 2월은 작년보다 30%가 감소된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과거 5개년간 연평균 46%의 성장율을 유지해 오던 관광산업은 외화획득의 전략부문으로서 앞으로도 계속 중요시되므로 금년들어 외래관광객이 이처럼 격감되고 있다는 사실은 크게 문제되지않을 수 없다.
외래관광객이 줄어든 이유에는 무장공비사건등 국내정세의 긴장과 미국의 「달러」방위책의 영향등도 없지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근년에 더욱 널리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고 미국민의 해외관광열은 해를 거듭함에 따라 높아지고있는 형편이므로 그와 같은 이유가 관광업계에 찬바람을 끼얹은 유일한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당국은 보다 기본적인 이유를 찾아서 대책을 강구해야 할줄안다.
교통부는 13일 관광유치를 위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정부측의 대책으로서 ①외래관광객에 대한 「호텔」숙박료의 인하 ②선전책자등을 통한 소개강화 ③관광업체의 영업시간 연장 ④재외공관에 대한 관광유치 책임량의 배정 ⑤출입국절차의 간소화등을 추진하기로 했으며,한편 업계에서는 ⓛ제반 제도상의 모순점의 시정과 ②재정적인 지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관광「호텔」은 금년에도 초만윈을 이루고 있는데 반해 지방의 「호텔」은 비교적 한산한 실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방의 명승지에 외래관광객을 유치하자면 숙박료문제보다 오히려 교통시설의 정비강화, 관광자원의 개발, 「서비스」개선 등이 기본문제라고 하겠으므로 당국의 이번 대책은 촛점을 잃은 느낌이 짙다고 하겠다.
「호텔」숙박료의 인하는 업계에서 주장해야 마땅할 일인데도 교통부당국이 이를 내세운 것은 교통부 산하의 관광 「호텔」의 적자를 「커버」하기 위한 수법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외래관광객을 유치하자면 재외공관이나 선전책자를 통한 활동도 중요시되지만 그보다도 업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출입국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각종 「서비스」를 철저히 개선하는등 제도상의 혁신이 앞서야 한다고 생각된다. 김포공항과 같이 관광객에 대하여 불친절하며 수속절차가 까다로운 곳은 세계에서 드물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고하여 그와 같은 복잡한 절차및 검사가 실질적으로 밀수방지에 크게 도움된 것도아닌성싶기때문이다.
관광선전예산의 증액과 더불어 장기저리의 재정자금을 공여하여 관광시설의 확충을 지역사회개발과 연결시키는 기본적인 구상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따라서 관광기구의 체계화를 촉진하는 것은 또하나의 중요한 당면과제라고 할 수 있다.
당국은 이와같은 기본문제의 해결에는 힘쓰지않고 숙박료와 같은 지엽말초적인 시책에 사로잡히는 것은 진정으로 관광산업을 진흥하고 외화획득의 효과를 올리는 길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말해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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