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장에 쌓이는 「결석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삽시도=박영수기자】낙도어린이들의 배움의 길은 가깝고도 먼길. 서해의 낙도 월도·죽도·추도등 점박이 17개섬(충남보령군오천면자도리·삽시도리 인구1천1백50명)내의 1백18명의 어린이들은 새학기가 닥쳐왔어도 바다 때문에 등교길이 막혀 학교엘 가지못하고 있다.
창에 하얀 「페인트」칠을 한 학교가 있는 삽시도는 뛰어가고 싶도록 빤히 건너다보이는 눈앞의 거리. 학교종소리가 바람따라 「땡땡」들려올때마다 섬어린이들은 학교에가고싶어 발을구르지만 바다가 넓다랗게 길을 막는다.
『한척의 배만 있어도 우리는 학교에 다닐수 있어요』-불모도(7가구57명)에사는 김동수군(14)은 말했다.
요행히 주낙배 1척이있는 덕분으로 올해 학교를 졸업하게 된 김군은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갈때는 학교뒷산에 올라가 모닥불을 피워 연기를 내면 집에서 배를 대어 다녔다고 통학방법을 알려줬다.
그러나 횡견도(의연도리) 이영복군(13)은 64년당국의 특별장학금으로 의연도교에서 2학년까지 다녔으나 뱃길이 없어 중도에그만 학교를 집어치웠다.
이군외에도 17명의 섬어린이들이 당국의 무계획으로 처음 1·2학년간 뱃길을 받았다가 이군꼴이 됐다는 것.
주변의 섬어린이중 학령아동이 됐어도 학교에 다닐수 없는 어린이수는 매년 20명씩느는셈. 육도의 이영삼노인(67)은 『내배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아침에 각섬을 들러 애들을 학교에 태워보내겠다』고 한숨이었다.
제대로 배울수조차 없는 섬어린이들은 『바다에서 뜬 해는 바다로 지고』하루끼니는 아침 저녁 두끼밖에 안먹는것으로만 알고 있는 실정. 섬어린이들은 외로와하고 있다. 먼저 학교에 다닐수있는 뱃길만이라도 틔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