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드 전집붐|월부제 업고 호화일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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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출판계의 전집 「붐」 과함께「레코드」계에도 전집「붐」이 일고 있다. 음반이 전집 형태로 시중에 나돌기 시한작것은 7, 8년전. 주로 영어회화를 위한 교재용 「레코드·북」 이일반고객에게 큰 환영을 받자 10여종의 「레코드·북」 이 쏟아져 나왔다. 영어·불어·독어 심지어는 일본어에 이르기까지. 이 「링거폰·시리즈」의 출판경향은 외국어습득 열풍을탄 사회적현상 이라하겠지만 최근엔 기성 「레코드」회사는 물론 일반출판사까지 이에 합세, 가요에서 국악, 세계명곡에이르는 광범위한 전집 경쟁을 벌이고있다.
이같은「레코드」전집의 「피크」는 금년들어 선을 보인 30장짜리 「국악대전집」을 비룻하여 우리나라 가곡을 한 대 묶은 「한국가곡전사」. 이 음반들은 방대한 해결서와 함께 악보를 일일이 수록하고 있어 단순한「레코드」판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산음악사자료 구실까지 하고 있다. 이밖의 전집은 최고의 판매기록을낸 세계명곡대전집」 과 「가요반세기」,「레코드가요사」 「영화음악전집」 「세계레드음악전집」그리고 가수로서는 처음인 「이미자전집」 등이있고 음악이 아닌것으로는 최면술과 세계시인들의 자작시낭송을 수록한것등 다채롭다.
이처럼 방대한 투자와 기술과 시일을 요하는 전집이 치열한 경쟁까지 벌이며「붐」을 일으키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경음악평론가 서경수씨는 그것을 첫째 판매 「시스팀」 의 혁신에 있다고 말한다. 기업의 규모가 커감에 따라 종래의 판매방법으로써는 값비싼 이들상품을 소화할길이 없기때문에 대부분 외판원을두어 월부제로 고객층을 직접 파고든다는것.
이것은 제작내지 판매자측의 경우이겠지만 수요자측의 경우엔 비록 월부라하지만 호화판전집류를 사들이는 심리의 이면이 대부분 실용가치보다 어떤 전시효과면에서 더큰 작용을하고있지않나 보고있다.
말하자면 사회의 사치성향을 판매정책에 이용하고있다는 것. 이것은 일반출판물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현상이 나타난다.
뿐만아니라 이와같은「레코드」전집출판에는 여러가지문제가 따른다. 국악이나 국내가요를 취입하는 경우엔 여기 해당되지않으나 그밖의 음반들이 모두「해적판」이라는것. 원래 「레코드」를 제작하려면 방음이 잘된 「스튜디오」 에서 연주한 녹음 「데이프」를 녹음원반에 수록하여 「니켈」원반에 옮긴다음 그 원반에 의해 「레코드」를 찍어내는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앞의 3단계를 거치지않고 외국의음반을 사다가 거기서 특수기술에의해 대량복사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음향효과나 「레코드」의 질이 외국것에 비해 뒤지지않을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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