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문제에 당면하게 되면 흔히 기발한 안을 기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며칠 안가서 그것이 곧 좋은 안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토방위문제에 있어서도 그런 실례를 볼수 있다. 나는 여기서 지극히 상식적이고 누구나 다 알수있는 몇가지 만을 제시하면서 역시 이것이 중요한 것임을 강조해 보고자한다.
<장기적인 안목>
1945년이후 우리는 북괴공산집단의 각양각색의 도전과 침략 위협속에서 심리적으로 거의 무방비상태로 살아왔다. 뜻있는 사람들이 수없이 경고를 했어도 거의 듣지 않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지내다가 불행을 당하고 나서는 남을 책망하는 데만 열심이었다.
한국전쟁을 예고하고 그 대책을 촉구했던 사람들은 결국 소외되었고, 재작년부터 북괴의 침략을 예고하고 작년도에 이르러서는『명년에는 상당한 수의 무장유격대가 계속적으로 출몰하리라』는 경고를 했어도 귀을 기울이는 사람이 극히 적었다. 결국 지난 l월에 피해를 입고 나서는 피차간에 책임추궁에만 여념이 없었다.
미국은 서기 2천년대의 안보문제를 대규모로 연구하고, 일본도 매년 10년후의 것을 상정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장기적인 안목, 장차2, 3년후의 우리 사회를그리면서 국토방위문제를 다루어보아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생존과승리>
우리의 국토방위 문제를생각하는데 있어, 중요한 전략개녑이있다, 즉 그것은 생존이냐, 승리냐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왕왕 적의 도전에 임하여 비로소 적을 격멸할 방법과 승리의 길을 생각하게 된다.그것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그이전에 어떤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즉 나의 생존방안을 미리 생각해야할 것이다. 김일성은 1966년이후 우리에게 무력적인 도전을 하기 이전, 먼저 그들의 내부체제를 그들나름대로 정비했었다.
우리도 우리의 생존을 위하여 할수있는 모든준비를 갗추어 놓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전략적인 생존을 위하여 마련해둔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가.
김일성은 도처에 방공호를 구축케하고 공장을 지하로 옮기면서 군수기지도 분산시켰다 한다. 또한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하여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소화기와 탄약도 만들고있다한다.
<자주국방>
요즘 부지런히 쓰여지는 용어이다. 필경 우리의 손으로 병기·탄약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남이 책임지는 국토방위는 우리가 필요할때 그값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것일지도 모른다.
자기나라의 안보를 위하여 남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는것이 얼마나 곤란한 문제를 뒤따르게 하는가하는점을 뼈저리게 느껴야할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무기, 장비등의 유형적인것을 자주적으로 해결하려고 하기이전에 먼저 정신적인 자주성의 회복이 더중요한것같이 생각된다.
오늘날 안보문제를 단독으로 해결해나가는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즉 타국과의 협조속에서 해결하지 않을수없다.
그러나 타국과의 유대속에서 우리의 국가이익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무시당해야만 안전보장책이 해결된다면 이것도 문제가 된다. 우리는 우리의 국가이익을 무시당하지않을 정도의 것으로 갖추어나가야만 될 것이다. 그래야 최대한의 협조를 얻을수 있을것이다.
우리는 1·21사건을 계기로 자주적인 국토방위문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되었지만, 동시에 이문제는 많은 국민들의 참여하에서 다루어져야만 되겠다고 생각한다.
지난날에 국방문제를 논의하는것은「터부」로되어있던것인데 이제는국민들이 충분히 납득할수있는 터전위에서 정치면에서도 초당적으로 다루어야할것이다.
<정신적인자세>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려다 잘되지 않으면 눈에보이지 않는 어떤무형의것으로 해결하려할는지도 모른다. 요즘 정신적인 자세라는말이 곧잘 사용된다. 그러나 국토방위에 있어서 가장중요한것은 국가를 위한 심오한 철학과 국가의 생존을 위한 깊은 전략이 요청된다.
당장 노출된 현상에 현흑되지않는원리추구와 강력한 실천을 가능케하는 목표의 설정이 요구된다.
이런 것이 정신적인 자세일 것이다.
우리는 눈앞의 공명때문에 응당 했어야할것을무시하고 넘어가버린 많은 전례를보고있다. 국가이익과 국민을위한 노력, 그리고 자기희생, 이런것이 정신자세의 목표가 될 것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