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협상 끈덕진 막후교섭|탄트·윌슨방문외교와「존슨」밀사행적의 언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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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영·소회담, 영·미회담에 이은 「탄트」의 방문외교등 일련의 움직임으로보아 월남전쟁은 이제 정치·군사양면으로 매우 중대한 국면에 접어든것이 명백하다. 또한 「존슨」 미국대통령의 밀사가 「하노이」 에 파견되었다는 소문은 「막후교섭」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핵무기사용을경고>
이른바 「베트콩」 의 구정공세후 「케산」 기지에서의 일대결전이 임박해지면서도 막후교섭은 끈덕지게 진행되고있다.
「모스크바」에서 영·소회담을 연출했던 「윌슨」영국수상은 회담이 끝난뒤 영국의회에서『미·월맹쌍방간의 의견차이는 결코 크지않다』고 증언했다.
그후 「워싱턴」으로 「존슨」 대통령을 방문한 「윌슨」 수상은 월남에서의 핵무기사용설을 경고하면서 「존슨」의 「산안트니오」방식에 의한 월남화평안을 지지했다.
그밖에 「모스크바」와 「워싱턴」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간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었다. 「존슨」 대통령의 「산안트니오」방식이란 그가 1월18일의 일반교서에서 언급한것으로 ①화평회담이 즉시 개최되어 어떤 실리를 낳는다는 보장을 월맹측이 사전에 확언할것②이회담을 월맹측이 미국의 북폭중지릍 확약받기 위한 선전장으로 이용하지 말것등이다.
이에 대해 월맹의 「구엔·도이·트르」외상은 2월8일의 「하노이」 방송을 통해 『화평교섭은 미국이 북폭을 무조건 중지했다는것이 증명되면 곧 열릴수 있다』는 반향을 보였다. 소련 의 「타스」 통신도 이를 뒷받침하듯 9일 월맹의 「2· 8제안」을 미국이 수락하라고 강조했다.
이틀후인 11일밤 「우·탄트」 「유엔」 사무총장이「뉴델리」를 거쳐 돌연 「모스크바」 를 방문 했다. 「뉴델리」에 들른 「우·단트」 총장은 그곳에서 주인월맹총영사에게 그의 「메시지」를 전하고 그가 「모스크바」 에 도착했을때 월맹당국으로부터 「회답」을 받는 조치를 취했던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월맹측메시지받아>
소련의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는 12일 「코시긴」·「우·탄트」회담에 대하여 『월남전에 대한 토의가 주제였다』고 밝히고 회담분위기도 우호적이었다고 시사했다.
그리고 월남의 평화교섭은 미국이 진실로 월맹과 회담하기를 원한다면 안될것이 없다고 덧붙이고 있다.
「우·탄트」총장은 「모스크바」 에 29시간 머물렀는데 소련수뇌와는 2차회담을 가졌으며 월남민족해방전선 (FLN) 총대표「당·쿠앙·민」과도 만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탄트무대「파리」로>
「우· 탄트」총장은 그후「런던」과 일정에 없던 「파리」를 거쳐 「뉴요크」로 돌아갔다. 돌연 「파리」를 방문하는것은 월맹총영사「마이·반·보」로부터 「하노이」측의 「회신」 을 전달 받기 위한것으로 알려졌다.
어느회담에서나 자세한 내용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적이 없어「막후교섭」의 추이를 정확하게 판단하는데 많은 곤란을 주고있다. 그러나 「탄트」 총장이 「모스크바」를 떠난후 월남전협상이 결정적인 기회에 도달한것 같다는 「모스크바」에서의 「업저버」들의 견해는 주목할 만하다.
이들 「업저버」들은 ①「타스」 통신과「프라우다」지가 미국에 대해 『기회를 놓치지말라』 고 되풀이한점②FLN대표 「당·쿠앙·민」·「브레즈네프」소공산당서기장및「포 드고르니」최고회의 간부회의장 사이의 일련의 회담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런던」에서「우·탄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난 「윌슨」 영국수상은 종전의 그의 소신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제 미·월맹간의 간격은 아주 좁혀졌다. 정말 조금만 더접근하기만 하면 된다』고 희망적인 말을 의회에서 되풀이했다. 특히 이번의 「존슨」의밀사 「하노이」 파견설은 「죤슨」 호지명서신교환으로까지 발전한 「폴란드비밀조정 (66년11월부터 비롯된것)을 상기할때 미국의 화평교섭에의 결의가 절실하다는 것을 암시해주는것이다. 그러나 월남전을 화평리에 매듭지으려는 양측의 노력이 집요하면서도 단 한가지 「허점」으로 해서 난관에 봉착해있음을 간과할수는 없을것이다.

<단폭조건으로대립>
북폭의「선중지·후회담」을 내세우는 월맹과 「선보장·후중지」를 주장하는 미국의 견해차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탄트」 방문외교와 「하노이」에서의 「존슨」의 밀사교섭설등 다각적외교접촉도이 「허점」을 타결하지 못하는 한 공전에 불과할것이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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