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호사건과 한국의 국가이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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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괴무장공비의 서울침입사건과 때를 같이한 「푸에블로」 호의납북사건이 있은지 어언간 1주일이 지나갔다. 격동과 격분의 1주일이었으며 우리국민들의적개심이 그토록 고조된 일도 보기드문 일이었다. 방약무인한 북괴의 전쟁행위에 대해서 어떤 대응조치를 취할것인지에 아울러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엔터프라이즈」호가북상하고 「존슨」 미국대통령은 해공군의 예비역소집령을 내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되었는가하면 「존슨」대통령은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만전의 태세를 갖추고있다』 고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1주일동안 북괴무장공비의 서울침입사건과「푸에블로」 사건등 두가지 사건을 둘러싼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인 움직임을 볼때 전자보다는 후자에 더큰 관심이 쏠리고있는듯한 인상은 자못 본말을 전도한듯한 정세파악같아 우리입장에서 한가닥유감스러움을 금치못한다.
이것이 「매스콤」 의 「앵글」이 잘못 돌려진 탓인지, 또는 미국의 입장에서 볼때「푸에블로」 호사건을 더 「클로스·업」 하고 있기때문인지는 얼른 속단키어렵다. 그렇지만전기한 두개의 사건중 세계의 관심이나 일부국민의 생각이「푸에블로」 호납북사건을 북괴무장공비의 서울 침입사건보다 더 중시하려고한다면 이것은 실로 중대한 사실인식의 착오요, 문제의 핵심에서 거리가 먼 견해라 하지 않을수없다.
두개의 사건을 볼때 이들사건은 공통적으로 북괴의 도발행위에서 일어난 것에 틀림이 없지만 그비중을 생각할때는 「푸에블로」 호의 납북사건보다는 북괴무장공비의 서울침입사건이 더 중대한 위협으로 고려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는 한국의 안전이나 국가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국가적 입장에서도 그렇거니와 또 참으로 문제를 정당하게 해결하기 위한 필연적인 요청이기 때문이다.
만약 「푸에블로」 호 납북사건을 더 중시하고 그 함정과 승무원의 석방을 중점적으로 다룰때 무장공비의 서울침입사건의 규탄은 그만큼 흐지부지될 염려조차 없지않다. 그렇게되면 북괴의 전쟁행위에 대해서 그 어떤 조치도 강구할 수 없게 되며 이는 북괴의 침략성을 더하게 하는 결과가 될것이다. 또 앞으로 격화할것으로 예상되는 북괴의 도발행위에 대비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작금의 외신보도를 보면 「푸에블로」 호 승무원과 북괴 침투원의 교환설이 떠돌고 있다. 즉「뉴델리」주재북괴영사관대변인은 28일 위와 같은 것을 시사했다고 한다.
이는 단적으로 말해 미국이 북괴무장공비의 서울침입사건보다는「푸에블로」호 사건을 더 중시하는 태도에 편승한 북괴의 공세라고도 볼 수 있다. 이같은 북괴의 공세는 그들의 전쟁행위를 「교환」 으로 결말지으려는 책동이라고 볼 수 있다.
북괴의 전쟁행위를 「교환」으로 처결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것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북괴의 전쟁행위에 대해서 수수방관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리는 북괴의 전쟁행위에 대해서 응당한 응징적인 조치가 강구되기를 바란다. 「푸에블로」 호 사건을 위주로한 유화적인 해결책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표명한다. 미국은 북괴의 전쟁행위에 대해 응당한 조치를 실천하는 동시에 한국의 국방과 치안체제를 강화함에 확고한 보장과 지원조치를 시급히 실천할것을 강조하지 않을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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