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지로 아산 1순위로 고려 … 아산시 "다각도로 검토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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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제 7구단인 러시앤캐시가 김세진(왼쪽) 감독을 선임하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프로배구팀 드림식스의 스폰서였던 러시앤캐시가 창단을 공식 발표하고 본격적인 팀 구성 작업에 들어갔다. V리그는 새 시즌부터 7개 구단으로 운영돼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6일 서울 역삼동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구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최윤 러시앤캐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 배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직접 나서서 챙기는 순발력 있는 지원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시즌 드림식스(아산을 임시 연고로 둔)의 후원금을 지원하는 네이밍 스폰서로 배구와 연을 맺었다. 올해 3월 드림식스 구단 정식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우리카드에 밀렸지만, 아예 새 팀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러시앤캐시는 지난달 초 프로배구팀 창단 의향서를 한국배구연맹(KOVO)에 제출했고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남자 프로배구는 2009년 7월 출범한 제6구단 드림식스(현 우리카드)에 이어 4년 만에 새 식구를 맞았다. 신규 회원 가입금(4억원) 납부를 완료한 러시앤캐시는 KOVO 사무국장 출신인 곽노식씨를 초대 단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월드스타’ 김세진 전 KBSN 스포츠해설위원을 창단 감독으로 영입해 뼈대를 갖췄다.

김세진 신임 감독 “목표는 우승”

V리그 7개 구단 중 가장 막내인 김 감독은 창단식에서 “지도자 경험이 없는 내게 감독을 맡겨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내 입장에서도 이번 선택은 모험이었다. 하지만 창단팀이라는 매력이 컸다. 지도자 경험은 전무하지만 해설을 해오며 객관적인 눈을 키워왔다고 생각한다. 백지상태에서 그림을 그려나간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초대 감독으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지도자로서의 첫 도전을 앞두고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궁금해 한다.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러시앤캐시라는 신생팀의 첫 조직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에 더 중점을 두고 팀을 꾸려나갈 것”이라면서도 “지금 당장 어떤 성적을 내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모든 감독들이 그렇듯 나 역시 리그 우승이 목표다”라고 나머지 6개 구단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또 “아직 코치진도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오늘 취임식 이후부터 학연·지연을 떠나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경험 많은 코치들을 찾아 나설 것”이라며 “선수단까지 모두 꾸려지면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팀을 만들어보고 싶다. ‘내가 선수생활을 할 때는 이랬는데 왜 지금 선수들은 이걸 못하지’와 같은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과 신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감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정식으로 취임하며 남자 프로배구에는 김종민(39) 대한항공 감독과 김 감독 등 30대 감독이 두 명 이름을 올리게 됐다.

뜨거운 배구열기 … 연고지 우선순위 고려

러시앤캐시가 정식으로 출범함에 따라 연고지를 어디로 정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시즌 아산에서 프로배구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것에 힘입어 내심 연고지를 아산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연고지 문제에 대해 “지난 시즌 우리를 지원해줬던 아산시를 1순위로 염두하고 우선적으로 협상을 할 계획”이라며 “다만 서로가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할 경우에는 배구를 함께 할 수 있는 그리고 시민들에게 배구의 즐거움을 전달해줄 수 있는 중소도시의 지차제와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드림식스가 이순신체육관을 홈 체육관으로 사용할 당시 평균 2000명 이상의 관객이 모였다.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관객 수치였다. 이 인기에 힘입어 드림식스 배구단은 강호들을 잇달아 꺾으며 시즌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일 정도로 파란을 일으켰다. 만약 러시앤캐시의 연고가 아산으로 확정될 경우 천안 현대캐피탈과 서울로 연고를 이전하며 불만을 샀던 우리카드 배구단과의 경쟁구조도 흥미를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아산시 관계자 역시 러시앤캐시의 이같은 입장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러시앤캐시가 연고지를 아산으로 오는 것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라며 “프로팀이 올 경우 시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긍정적이지만 예산을 비롯해 각종 문제가 얽혀 있어 쉽게 조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복기왕 아산시장과 시의원들의 결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은 기다려 봐야 할 듯 하다”고 덧붙였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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