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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독해야 할 한독간 우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서독정부는 18일 [프란츠·페링]주한 서독대사를 귀국케하여 [빌리·브란트]외샹에게 보고하라는 훈령을 내렸다. 이것은 [동백림을 거점으로 한 공작단사건]때문에 소환된 지난7월에 이어 두 번째의 일이며 독일정부는 서독일 에서 귀국하여 한국서 재판 받고 있는 피고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것은 서독정부가 우리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려는 저의가 있어서도 아니고 반공을 소홀히 하기 때문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빌리·브란트]서독 부수상은 반공의 전초기지인 서백림시장으로서 너무나 잘 알려진 반공투사요 세계 각국의 신망을 얻고 있는 대연정의 외상이다. 우리는 서독정부가 처해있는 미묘한 입장을 이해하여 가장 친근했던 구주의 맹방을 잃지 않기 위하여 언론이나 외교교섭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서독정부는 강제로 송환된 서독에 살았던 피고들이 서독에 송환될 때까지는 7천만[마르크]에 달하는 서울 화전차관과 개발 원조자금등의 조인을 보류할 것이라고 하고 문화교류에도 적극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서독의 국민감정에 호응하기 위한 독일정부의 부득이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서독의 대학총장회의는 한국과 단교하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한국에 경제적 외교적 압력을 가할 것을 요청하는 지식인·학생·시민들의 압력은 예상외로 강하다. 그 이유는 [나찌]시대에 [밤과 안개]사이에 체포되고 죽어 간 수많은 동족에 대한 몸서리나는 회상과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반성이라고 하겠다.
또 주권국가의 영토주권을 침해한데 대한 분격과 주한서독대사를 통하여 독일 방첩부대의 사전 동의를 얻었다는 서울발 보도는 서독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강경조치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동백림을 거점으로한 대남 공작단 사건 1심에서 피고들의 유죄는 법의 심판을 받았고 그들의 죄질이 명확히 나타난 현시점에서 우리는 그들의 죄가 미우나 그들이 개전의 정이 강한 점과 서독과의 우호관계의 증진을 위하여 대통령의 용단을 기대해 본다. 대통령은 특별사면이나 형집행면제의 방법으로 경죄가 선고된 몇 명이라도 일단 독일에 송환시키고 다시 외교적 [채늘]을 통하여 형의 집행을 위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이에 관련하여 대통령 특명으로 송환된 모여사와 기소 보류중인 자가 있는 것을 보아 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한·독 우호의 증진을 위하여서는 앞으로 그러한 불상사가 다시는 없도록 정부는 모든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해외재류 교포들을 선도할 뿐만 아니라 외교 [채늘]을 통하여 범죄인 인도조약을 시급히 체결하여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외무부나 범죄 수사기관은 일거수 일투족이 잘못하면 외국과의 국교를 해치고 외국의 국민감정을 상하게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 연구할 것이며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해외 주재공관은 주재국의 국민감정과 국가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할 뿐만 아니라 우호관계의 증진을 위하여 최선의 방법을 모색하여 본국에 보고하여야 할 것이다.
독일정부는 민족상잔의 전고를 겪은 한국의 특수사정을 감안하여 관대한 도량으로써 지난 불상사를 조속히 청산하고 한층 더강력한 한·독 우호관계의 수립을 위해 협력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정정=지난 15일자 [교권의 확립]제하 사설중 [청주중학교]는 [청주시내의 경우]로 그리고 [학교측의 부정]부분은 [인쇄 관리상의 부정]으로 오기되었사옵기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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