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폴란드전 제공권으로 승부하자

중앙일보

입력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클럽 리버풀엔 골키퍼가 5명이나 있다. 그 중 주전 골키퍼는 예쥐 두덱(28) 이란 선수다.

리버풀이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스날, 맨체스터U등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일 수 있었던 데는 두덱 골키퍼의 활약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그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그런 선수다.

얼마 전부터 우리는 이 선수를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가 한국과 월드컵 1차 전에서 맞붙을 16강 제물인 폴란드 소속의 골키퍼이기 때문이다.

키 187cm인 두덱의 장점은 순발력이 좋다는 점이다. 동물적 감각으로 골이나 다름없는 골을 선방했다. 세계 최고 골키퍼라 일컬어 지는 바르테즈(맨체스터), 칸(뮌헨)등의 명성에는 못 미치지만 실력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지난 달 폴란드는 홈에서 일본에 0-2로 완패했다. 일본의 압박축구에 힘 한번 못쓰고 무너졌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바로 두덱 골키퍼의 선방이 뛰어났다는 점이다. 일본의 다카하라의 헤딩 슛, 나카타와의 1:1에서의 선방은 ‘폴란드 올해의 선수’로 두덱이 괜히 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런 철옹성 같기만 선수를 1차 전서 무너뜨려야 16강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다. 천신만고끝에 수비수들을 뚫고 슈팅을 날렸는데 두덱에 막히면 힘도 빠지겠지만 폴란드를 제물로 삼을 수 없다. 더구나 월드컵이기 때문에 한국에게 골 찬스는 많이 온다고 보장할 수 없다.

한국이 폴란드를 상대로 펼쳐야 할 기본 플레이는 좌우측 날개를 활용해 올라온 볼을 헤딩으로 연결해 2,3차 공격으로 연결하는 패턴을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낮고 강한 땅볼 슈팅엔 강한 면모를 보이는 두덱이지만 10일 레버쿠젠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에선 헤딩 슛엔 취약한 면을 보여줬다. 또 코너 구석을 찌르는 슈팅이 겸비 된다면 폴란드 수비는 물론 두덱 골키퍼도 흔들릴 수 있다. 제아무리 천하의 두덱이라지만 수비가 뚫리면 어쩔 수 없는 법이다.

한국도 이점을 잘 파고 들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팀에겐 골 결정력 부재란 꼬리표가 늘 붙어다니 듯 정확성이 동반 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야 한다.

히딩크 감독의 말대로 16강에 오를 수 있는 수치는 낮지만 1%씩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그 1%에 골 결정력을 높이는 +@가 가미된다면 폴란드도 포르투갈도 결코 어려운 상대만은 아닐 것이다.

폴란드와의 경기 후 신문에 ‘아쉽다’ ’아깝다’ ’상대 골키퍼 신들린 선방’이란 기사보다 모 광고에서처럼 ‘우리 한국이 폴란드, 포르투갈을 꺾고….’란 문구가 결코 상상만으로 끝나지 않길 두 손 모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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