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때 삼겹살 먹으면 좋다’는 낭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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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황사 먼지를 뒤집어 쓴 날 ‘삼겹살 저녁’을 권하는 사람들이 많다. 삼겹살 기름이 칼칼해진 목구멍의 먼지를 씻어낼 거란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 사실과 거리가 멀다.

 23일 환경부가 발간한 ‘환경을 알면 건강이 보입니다’ 웹진 모음집에 따르면 황사와 돼지고기 삽겹살의 ‘궁합’ 얘기는 과거에 광부들이 탄광에서 일을 마치고 술을 마실 때 주로 삼겹살을 안주 삼아 먹던 데서 생긴 인식일 뿐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환경부는 “황사가 불어온 날에는 차라리 빨리 귀가해서 씻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또 “황사가 온 날 담배를 피우는 것은 최악의 궁합”이라고 경고한다. 먼지를 몸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하는 기관지의 섬모가 담배연기에 쓰러져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호흡기로 들어온 미세먼지가 담배연기를 타고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공업화로 인해 황사 먼지 속에 중금속·바이러스 등 각종 유해인자들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황사가 기관지염·감기·천식 등 호흡기질환과 심혈관질환, 눈병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황사가 심한 날에는 창문을 닫고 실내에서 지내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실내에서는 촛불은 켜지 말고 가스연료를 사용하는 조리시간도 줄여 산소의 다량 소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공기중의 미세먼지를 가라앉히기 위해 가습기를 틀고, 물도 많이 마시라고 권했다.

 ‘환경을 알면 건강이 보입니다’ 웹진은 환경보건 관련 정보와 생활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성 질환 등에 관련된 내용을 시민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온라인상으로 배포하고 있다. 웹진은 환경보건포털(www.envhealth.go.kr), 어린이 환경과 건강 포털(www.chemistory.go.kr)에서 정기적으로 볼 수 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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