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폭탄테러 용의자 주택가 총격전 끝에 검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19호 01면

보스턴마라톤 테러 사건의 형제 용의자 가운데 도주했던 조하르 차르나예프(19)가 19일(현지시간) 저녁 경찰에 생포됐다. 형 타멜란(26)은 이날 새벽 1시쯤 몸에 사제폭탄을 두른 채 경찰에 달려들다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보스턴 경찰은 이날 오후 8시45분쯤 보스턴 교외 워터타운 주택가에서 조하르와 대치한 끝에 그를 체포했다. 주택가의 보트 속에 숨어 있던 조하르는 검거 과정에서도 총을 쏘며 격렬하게 저항하다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검거 직후 응급조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 수사 당국은 조하르의 상태가 개선되는 속도를 감안해 범행 동기 및 배후 세력 유무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조하르는 곧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카르멘 오르티스 연방검사는 조하르 검거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막대한 양의 증거를 토대로 수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조하르가 체포된 후 백악관 브리핑에서 “차르나예프 형제의 범행 동기와 배후, 공범 여부를 밝혀내겠다”며 “아직도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조하르의 소재지가 파악된 이후 100대 이상의 순찰차를 동원해 워터타운을 수색했고 일부 주택에는 소개령을 내렸다. 이 지역에서는 무장차량, 경찰특공대, 폭발물 탐지견 등이 종일 목격됐다

19일(현지시간) 밤 형 타멜란과 함께 차량을 강취해 도주했던 조하르는 보스턴 인근 워터타운에서 그를 체포하려는 경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200발 이상의 총격이 가해진 것으로 알려진 이 교전에서 형이 사망하자 조하르는 차를 버린 채 도주했다. 이때부터 조하르 행적이 파악되지 않으면서 경찰은 수천 명의 경찰특공대(SWAT)를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조하르 체포엔 지역 주민의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일 오후 6시쯤 통행금지령이 해제된 후 산책을 나가던 한 주민이 “옆집 흰색 보트 주변에 핏자국이 있었고 보호 덮개를 보니 그 아래 피투성이가 된 남성이 있었다”고 신고한 후 수사엔 속도가 붙었다. 보트 안에 조하르가 숨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한 블랙호크 헬기도 출동했다. 조하르는 검거 과정에서도 총을 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경찰은 별도 협상팀도 투입했으나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FBI 인질구출팀이 출동해 보트 안에 들어가 조하르를 생포했다.

한편 타멜란·조하르 형제의 아버지인 안조르 차르나예프는 “누군가 우리 아이들을 범죄자로 모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형제의 삼촌인 루스란 자르니는 “그들은 실패자다. 성공한 사람에 대한 증오가 그렇게 만들었다. 이슬람과 관계없으며 누군가가 극단주의자들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관계기사 4p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