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내개편에 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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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화당과 신민당은 당의 선거체제를 정상적인 운영체제로 개편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다. 6·8총선파동으로 인해 여·야당은 내부정비에 손을 쓰지 못하고 있있으나 정국의 혼미가 장기화함에 따라 각 당은 전당대회에 앞서 자체정비에 착수했는데 공화당은 6·8총선파동으로 인해 당권이 해이된 것으로 보고 체제개편과 관련하여 당권확립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신민당은 과도적인 지도체제를 벗어날 새로운 지도체제에서 단일지도체제로 할 것이냐 집단지도체제를 택할 것이냐의 문제로 의견이 엇갈려있다. 공화·신민 양당의 내부개편은 당면한 정국수습의 방향을 좌우하고 차기정권의 담당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어 주목을 받고있다.
공화당은 전당대회를 연말께로 예정하고 있으나 선거체제를 평시체제로 바꾸기 위한 조직개편은 그에 앞서 단계적으로 단행할 계획이다.
김종필 공화당의장은 21일 중앙사무국의 차장, 국장급 3명과 도당사무국장 3명을 갱질했는데 부장급에 대한 인사도 곧 뒤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당개편은 당의 지도권을 확립한다는 데에 중점을 두어 검토되고 있는데 그에 따른 내부동요도 심각하다.
당내 일부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당겨 당의 지도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있으나 한 소식통은 『전당대회의 시기에 구애됨이 없이 당개편은 박정희 총재와 김종필 당의장의 지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낙착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화당은 또 박정희 당총재의 지시에 따라 행정부와 당의 항구적인 협조체제를 마련하여 당간부와 각료의 정기적인 연식회의를 분야별로 갖기로 했는데 이는 행정부에 대한 당정책의 사명을 강화하는 것이며 당지도의 일원화도 고려된 조치인 것으로 해석된다.
신민당은 총선거를 치른 과도적 지도체제를 정비하는 전당대회를 당헌규정대로 9월15일 이전에 열기로 내정함으로써 새 지도체제 정립을 싸고 상당한 파란을 겪게 될 것 같다.
당지도층은 22일 6·8총선무효화투쟁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전망이 뚜렷해지자 일단 당체제정비를 서두르기로 의견을 모으고 8월초 운영회의를 열어 전당대회 준비작업에 들어서기로 방침을 세웠다.
당내 일부에서는 대여투쟁에만 총력을 쏟기 위해 전당대회 무기연기를 주장해왔으나 유진오 당대표위원은 그동안 각파의견을 종합한 결과 현재의 당지도기구가 총선거직전의 민중·신한 양당통합으로 인해 정상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간편한 임시당헌에 의한 과도적 선거체제였기 때문에 신축성있고 효율적인 대여투쟁을 펴나가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지도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결론짓고 당헌대로 9월초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운영회의는 8월중 당헌개정안을 마련하게 되었는데 민중계와 신한계는 지도체제에서부터 의견이 엇갈려있다.
유진산·고흥문·김영삼씨 등 민중계는 총재와 2인의 부총재아래 간사장을 두는 단일지도체제를 구상하고있고 신한계 일부도 이에 동조하고 있으나 이재형·정해영·유옥우씨 등 신한계는 7인의 최고위원제나 또는 보다 많은 수의 지도위원제에 의한 집단지령체제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양파의 대립은 민중계가 71년에 대비, 유진오씨 중심의 강력한 체제를 구축하려는데 반해 신한계는 현 단계에서 윤보선씨가 다시 지도일선에 나설 수가 없고 또 부총재를 둘 경우 민중계의 실력자인 유진산씨의 진출 등 상대적으론 신한계가 약화된다는 판단에서 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양파의 의견조경은 쉽사리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따라서 9월 전당대회는 지도체제문제와 함께 6·8총선무효화투쟁의 강·온론의 사전조정을 위해 각파간의 활발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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