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0억대 불법 스포츠도박 일당 덜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630억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일본에 서버를 둔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 14개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고모(46)씨 등 8명을 구속하고 해외로 달아난 10명을 지명 수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 등은 2010년 6월부터 최근까지 사이트 회원 5699명에게 각종 스포츠 경기 도박에 베팅하도록 해 총 6300여억원을 입금받아 이 중 10%를 빼돌린 혐의다. 이들은 국내에 사무실 2곳을 두고 인터넷 방송으로 프로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면서 돈을 걸도록 한 뒤 경기 결과를 맞히도록 했다. 당일 세계 증시의 상승·하락 마감, 종가 끝자리의 홀수·짝수를 맞히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대 300만원까지 베팅이 가능했다. 경찰이 확보한 월별 입출금 내역에 따르면 최대 사이트인 ‘뽀빠이’에는 매달 평균 35억원, ‘페라리’에는 15억원이 도박 판돈으로 입금됐다. 입금자 중 결과를 맞힌 사람에게는 중국과 태국에 있는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배당금을 송금했다. 배당하고 남은 수익금은 국내의 대포통장으로 보냈다. 한 달에 많게는 5억원에 달하는 수익금은 현금으로 인출해 나눠가졌다.

이지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