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무조건 대화 안 돼" 아베, 케리와 7분 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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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만 따로 이야기하게 해 주겠습니까.” 15일 오전 11시 반 일본 도쿄 나가타초(永田町)의 총리관저 회의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환담을 나누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회담시간을 50분가량 넘긴 시점에 돌연 배석자들에게 퇴실을 부탁했다. 옆에 앉아 있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 존 루스 주일 미국대사 등은 아베의 발언에 당황스럽게 회담장을 나왔다. 총리관저 관계자와 일본 외무성 모두 “전혀 예정에 없던 해프닝이었다”고 한다. 아베 총리와 케리 장관은 통역만 남긴 채 문을 걸어 잠그고 약 7분간 밀담을 나눴다.

 일본 언론들은 16일 “양자가 어떤 밀담을 나눴는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양국의 미묘한 온도 차는 아베의 퇴실 요청 직전의 발언에서 유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는 밀담에 들어가기 전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3대에 걸쳐 벼랑 끝 외교를 반복해 왔다. ‘대화’라고 하지만 협상을 할 때마다 배신을 당했다. 북한은 위기를 조성하곤 ‘있는 거 내놓아라’고 하는 작전이다. 그걸 잊지 말아 줬으면 한다.”

 따라서 밀담에서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쪽으로 선회한 데 대해 “(조건 없는) 대화는 결코 안 된다”는 일종의 ‘항의’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아베 총리는 ‘미국과 일본이 북한에 단호한 대응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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