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참석한 LA지역 한인 모두 무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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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무사해 천만다행이다. 100번 넘게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봤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15일, '제117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 현장이 결승점 인근에서 일어난 두 차례 폭발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을 입는 등 아수라장이 됐지만 대회에 참가했던 LA 지역 한인들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잠정확인됐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각 연령대를 기준으로 보통 상위 5% 기록을 보유한 마라토너들만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로 한인 마라토너들이 꼭 한번 참가하고 싶은 대회로 꼽는다. 이번 대회에도 LA 지역 마라톤 동호회인 이지러너스에서 회원 11명, 카트(KART)에서 7명, 동달모 1명, 사우스베이 1명 등 20명이 넘는 한인 마라토너와 서포터스들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상 유례없는 마라톤 대회 폭발 사건의 충격 속에서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발 빠르게 서로의 안전을 확인해가며 침착하게 사건 현장을 빠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한 이지러너스의 이강열 회장은 “셀폰으로 서로 연락을 취하며 회원들의 안전을 확인하는데만 2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모두가 무사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카트 역시 홈페이지에 “KART 회원님들 모두 무사하십니다”라는 글을 올려 LA에서 참가자들을 걱정하고 있는 다른 회원과 가족, 친지 등을 재빨리 안심시켰다. 카트 회원으로 대회에 출전했던 김수한씨는 “대회 시작 후 3시간 59분쯤 지나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리고 나서 잠시 후 '뻥', '뻥' 하는 소리가 들렸다”며 “단순한 교통사고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얼마 후 문자메시지가 와서 보니 폭탄이 터진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교통편이 끊겨 공항에 갈 수 없었다”며 “뉴욕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LA로 돌아가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숙소에서 곧바로 여행사와 연락을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사건으로 인해 보스턴 시내 교통이 전면 통제되면서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편의 운행이 중단됐고 택시마저 현장 인근 운행이 불가능해진 탓에 한인들은 호텔까지 걸어가야 하는 등 불편을 감수했다. 또, 날씨까지 추워져 장시간 달린 뒤 또 다시 수십분을 걸으면서 춥고 배고픔과도 싸워야 했다.

이 회장은 “교통편이 끊겨 숙소까지 걸어가야 했다. 회원들이 모두 춥고 배고팠지만 함께 있다보니 서로 의지할 수 있었다”며 “화요일에나 LA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박상우 기자·유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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