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품질의 시급한 향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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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먼 이국 땅에서 한국의 상품을 보게 되면 마치 먼 여행길에서 나의 가족이나 친척을 만나는 것처럼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그토록 반가워해야 할 내 나라의 상품이 어딘가 잘못되어 있을 경우처럼 실망을 안겨주는 일은 또 더욱 없을 것 같다.
월남에 온 지 어언 1년이 되는 나는 지금까지 우리 장병들에게 보내온 국산품으로 위문품을 열 번이나 받아보았다. 이 상품에는, 외국산에 조금도 뒤지지 않은, 품질 좋은 것도 더러는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대부분의 것은 포장이 잘못되어 알맹이에 손상을 주고 있다. 예를 들면 「드링크」제 중에는 포장이 터져 양이 반 이상 줄어든 결과 다른 또 하나의 불완전 「드링크」제와 합쳐서 완전한 상품으로 만들어 팔아야 했다는 따위. 그밖에도 국산 「시멘트」가 운반 도중에 포장이 터지는 바람에 이 곳 외국인들에게 창피한 꼴을 보여주게 되는 것 등을 종종 보게 될 때, 우리들의 실망은 말로 표현키 어렵다.
수많은 위문품과 위문 공연단 등의 월남 순회보다는 우리 국산품의 떳떳한 모습이 훨씬 더 이 곳 병사들의 긍지와 사기를 올려 줄 수 있음을 수출제조업자들께서 특히 알아주심을 간절히 당부하고자 한다. <군우 151∼501 청룡부대 본부 봉사참모실 병장 이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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