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울산·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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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나는 국회의원 입후보를 사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지난 21일 하오 3시 울산 시내 병영시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마지막 연사로 올라선 한독당의 김성탁씨는 선거연설 아닌 목멘 사퇴 연설을 하면서 말을 맺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2선 의원인 신민당 최영근씨의 「숙적」이던 김씨의 사퇴로 3인 대결이던 이곳 선거전은 최씨와 공화당 설두하씨의 1대 1의 결전으로 압축되어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불꽃이 튀고 있다.
울산은 4백여억원이 투입되어 14개의 공장이 세워진 한국의 공업「센터」로 공화당의 공업화 정책의 표본지역. 그래서 두 차례 선거를 통해 박 대통령의 고향인 선산과 비슷하게 박대통령 지지율이 높았던 곳이다. 그러나 63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야당인 최영근씨가 승리했다. 2선 의원인 최씨는 자유당 정권 하에서부터 야당인(당시 민주당 소속)으로 지반을 굳힌 강자.
그는 민주당 도당 부위원장을 거쳐 5대 국회에 진출하면서 『착실하고 능력있는 정치인』 이라는 평가는 최고수혜 지역인 울산인데도 야당인 그의 조직 기반을 동요 없이 지키게 했다.
설씨는 40년의 교단생활 중 30년을 울산에서 보낸 교직자. 6·8선거에 공화당 공천으로 입후보하게 되자 이곳 유권자들은 물론 제자들까지도 67세의 고령으로 이제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데 대해 선뜻 호응해 주지 않았다.
그런데 20일 이곳 출신인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이 다녀가고 한독당의 김씨가 사퇴하게되면서 설씨의 득표운동은 활기를 띠기 시작, 사퇴한 김씨도 설씨 지원에 참여하게 되어 조용하던 선거분위기는 완연히 격전장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공업 「센터」로 인해 새삼스런 지역개발 공약이 불필요하다는 점은 야당의 이점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한 유권자의 여당 성향은 더 표 난관이라, 어쨌든 최씨의 오래 다져진 조직과 설씨의 연고자 중심의 지반과의 대결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형편. <이영석기자>
◇후보자
⑥최영근(45·신민) ⑦설두하(67·공화) ⑧김성탁(45·한독)=사퇴
◇63년 총선 득표상황
최영근(민주) 31,101표 김성탁(공화) 31, 087표(외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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