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 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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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시내 정육업자들은 당국의 강경한 단속에 일단 굴복, 문을 열기로 했으나 가축시장에 소가 없어 정육점은 개점 휴업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가축시장에 소가 없어 문을 열었다해도 오는 15일깨나 고기가 들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협정가격을 올려 받는 정육점에 대해서는 17일까지 환원하지 않을 경우 정육점 영업허가를 취소할 방침이다.
한편 쇠고기값 인상을 요구, 문을 닫아버린 서울시 축산협동조합에 대한 수사를 벌인 서울지검 경제부 이택규 부장검사는 12일 하오 구도서 서울시 보건과장을 참고인으로 소환, 쇠고기값의 인상을 요구하게 된 경위와 쇠고기값의 적정가격 등을 물은 후 서울축협의 경리부정 사건에 대한 수사에 나서 김경찬 조합장을 업무상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김경찬 조합장 이외도 이인식 부조합장·천태식 상무이사 등 간부들을 소환, 경리부정 여부를 따졌는데 13일에는 서울축협 간부 전원을 소환, 부정이 밝혀지는 대로 모조리 입건 구속할 방침을 세웠다.
검찰조사에 의하면 김경찬 조합장은 연간 섭외비 조로 책정된 3백만원을 모두 써 버린 것이 밝혀졌는데 검찰은 쇠고기 파동이 있는 전후를 통해 섭외비가 나간 것을 보아 서울 축협이 이 돈을 쇠고기값 인상을 위해 관계 당국에 쓴 것이 아닌가 보고 내사중이다.
김경찬씨는 지난 3년간 조합비 1천만원 중 90여만원을 가불 명목으로 빼내 사용한 혐의도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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