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댄스시범에 “LG 기술력 놀랍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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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LG전자 신제품 발표회에서 중남미 각지에서 온 딜러들이 냉장고 신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칸쿤=정경민 특파원]

“LG전자의 기술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멕시코 5대 가전양판점 가운데 하나인 비아나의 호아킨 수자 대표는 연신 “놀랍다”고 외쳤다. 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LG전자가 중남미 15개국 주요 딜러와 언론인 등 300여 명을 멕시코 휴양지 칸쿤으로 초청해 연 ‘2013 LG이노베스트’ 행사에서다. 중남미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신제품 소개 행사에서 10여 대의 가정용 로봇청소기 ‘로보킹 듀얼아이’가 팝음악에 맞춰 댄스 시범을 보였다. 로봇청소기들은 좌우로 본체를 흔들고, 원을 만들었다가 이내 열을 맞춰 행진하는 등 깜찍한 댄스 실력을 발휘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LG전자가 개별 국가가 아닌 지역 전체 딜러를 대상으로 신제품 발표회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세우 LG전자 중남미 대표는 “2015년 글로벌 가전시장 1위 달성을 위해 올해부터 세계 8개 지역별로 신제품 발표회를 연다”며 “이번에 중남미가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중남미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중남미 시장이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20%에 달한다. 박 대표는 “성장 잠재력이 큰 중남미엔 아직 LG전자가 개척해야 할 곳이 많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 건 1981년.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고집스럽게 지켜온 게 결실을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 LG 딜러 가르바리노의 마르켈로 에두아르도 대표는 “프리미엄 냉장고와 세탁기 시장에서 LG전자는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덕에 지하자원이 많은 중남미 경제가 살아나면서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며 “이에 맞춰 LG전자가 내놓는 첨단 신제품에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지화에도 힘을 쏟았다. 파티문화가 발달한 중남미 시장을 겨냥해 LG전자는 냉장실 전체 문을 열지 않고도 ‘도어 인 도어(door-in-door)’를 통해 음료수를 꺼내 먹을 수 있는 ‘매직 스페이스’ 제품을 올해 주력 모델로 내세웠다. 이혜웅 멕시코 법인장은 “음악이 생활화된 이 지역 소비자들을 겨냥해 TV 스피커 음량도 다른 지역의 열 배로 키웠다”고 설명했다. 오디오엔 자동으로 살사·보사노바 등 여섯 가지 중남미 리듬으로 바꿔주는 ‘라틴 DJ’ 기능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중남미 전략제품은 생산부터 판매까지 현지에서 주도하는 체제를 도입했다.

 칸쿤 시내에서 가장 큰 백화점인 리베르풀의 LG전자 세탁기 매장엔 신제품을 구경하러 온 고객들이 꾸준히 이어졌다. LG전자 프로모터 헤수스 쿠에야는 “올 초 사람이 빨래하는 여섯 가지 동작을 구현한 신제품을 선보인 뒤 1분기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며 “올해 전체로 50% 성장이 목표”라고 말했다.

칸쿤(멕시코)=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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