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신임을 호소|박·윤 후보 출마의 변|"자립성취 더 분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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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공화당 대통령후보는 15일 첫 방송연설을 통해『다시 한번 일을 맡겨 준다면「더욱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재신임을 호소하면서 선거전의 일선에 나섰다. 또 지방유세를 벌여 온 윤보선 신민당후보는 본사에 보낸 특별 기고에서『박 정권은 비민주적·예속적 ·반복지주의의 정부』라고 비난하면서『민주주의의 거목을 키울 수 있는 밑거름이 되겠다』고 출마 심경을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대통령선거법 제50조에 따라 첫 방송연설에서『나의 관심은 우선 경제건설과 자립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으며, 한편 윤 후보는『오늘의 생존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내일의 발전을 위해 박 정권의 연장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연설과 윤 후보 기고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모처럼 이룩된 정국의 안정과 경제의 안정, 그리고 사회의 안정을 변동 없이 더욱 지속시켜 나가자는 것이 국민다수의 염두이며, 이미 착수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손댄 그 사람들로 하여금 밀고 나가게 해야겠다는 것이 또한 국민대다수의 여망임을 믿고 나는 대통령에 다시 입후보하기로 했다.
민족주체성의 확립이나 자립은 말로써만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생산적 실천에서만 가능한 것이며, 더구나 현실과 동떨어진 공소한 이념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직장」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민족적 민주주의 제1차적 목표는「자립」에 있다. 「자립」이야기야말로 민족주체성이 세워질 기반이며 민주주의가 기착, 영생할 안주지인 것이다.
따라서 나의 노력은 자립성취를 위해 집주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민족자립이 성취될 때까지는 그 노력의 향방에 변함이 없을 것이다. 수년 전 내가 자립을 강조하고 민족적 민주주의를 제창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우리에게 자립은 달성할 수 없는 먼 곳에 있는 줄만 알고 원조 없이는 곧 죽는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미국의 원조액수가 얼만가에만 관심이 있고, 우리가 수출할 액수가 얼만가에는 관심조차 없었던 것이 솔직히 말해서 그 때의 우리 정치인들의 태도가 아니었는가. 이제 원조액수 보다도 수출액수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 오늘의 한국민의 모습이 아닌가.
우리는 아직도 더 많은 공장을 건설해서 국민생활을 더욱 풍요하게 해야 하겠으며 더 많은 수출을 하여 경제적 완전 자립을 성취해야 하겠으며 더 많이 증산하고 기업농을 발전시켜 농가소득을 올려야 하겠다. 그래서 제2차 5개년 계획 기간중에는 국민소득을 2배로 증가시키고 자립의 목표를 달성해 보자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앞으로 4년 동안 국정을 맡게 될 때에 내가하고자 하는 노력의 집약적 표현이며 조국근대화를 위한 제2단계 작업인 것이다. 어떤 정치인들은 헌법을 어떻게 하고 정당법을 어떻게 한다고들 말하고 있지만 나의 관심은 우선 경제건설과 자립에 있음을 분명히 말해 두는 바이다.
내가 국민 여러분의 신임을 다시 얻어 앞으로 4년 동안 국정을 맡게 된다면 나는 우리 민족자립의 길을 더욱 단축시키기 위해서 국민 여러분에게 더욱 분발하고, 더욱 일할 것을 당부하게 될 것임을 미리 말해두는 바이다.
나는 일하는 대통령이 될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한다. 도시 건설도 내가 직접 살필 것이며 농촌의 경지정리도 내가 직접 나가서 지도 할 것이다. 산간의 조림에도 내가 앞장 설 것이며 전천후 농토조성에도 내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어업전진기지나 공장건설에도 더욱 부지런히 찾아 다녀 그 진도를 독려할 것이며 기공 준공식에는 쉬지 않고 참석할 것이다. 그리하여「민족자립」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착수하여 자립의 길을 단축시켜 나갈 것이다. 나에게 또 한번 일을 맡겨 준다면 나는「더욱 일하는 대통령」이 될 것을 굳게 약속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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